
하루 하루 막노동을 하며 철거예정인 낡은 저층 아파트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오성철(이준혁)은 경기가 좋지 않아 일자리가 끊겨 다른 공사장을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그는 자신이 가진 성적장애와 강박증으로 인해 전자발찌를 차고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며 힘겹게 살아가지만 그의 시선은 동네에서 폐지를 줍는 9살 꼬마를 향해 있다.
한편 오성철로부터 아이를 잃어 가정이 잔인하게 무너지고 영혼마저 파괴된 채 살아가는 인쇄업자 김형도(오성태)는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는 오성철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 자신이 입은 상처에 대한 복수심으로 오성철의 뒤를 밟는다.
그러던 어느 날 택시운전을 하다가 여자 손님과 말 다툼 끝에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저지른 오성철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하려다 김형도와 마주치게 되는데...
영화 ‘애니멀 타운’은 아동 성범죄자와 그로 인해 가정이 파탄이 난 피해자의 이야기를 과장하지 않고 세밀하게 그려낸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 또한 캐릭터에 몰입해 과장하지 않고 관객으로 하여금 주인공의 감정 상태를 읽어내기 쉽지 않게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오히려 그런 무표정한 모습에서 오히려 그들의 상처와 외로움이 진하게 묻어난다. 카메라마저 그들이 처한 상황을 관찰자의 시점으로 포착해 낸다.
이에 대해 전규환 감독은 “정보를 캐내거나 조사해서 나온 영화는 과장된 영화가 많다”며 “상처를 받은 그 사람도 나와 똑같이 상처를 숨기고 혼자 있을 땐 다른 반응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기존에 보여 지는 이야기 문법처럼 보여지는 건 저한테 흥미가 없고 제가 또 다시 그렇게 표현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감독은 자신만의 이야기 문법으로 영화를 표현했다. 뉴스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야기를 새로운 각도로 들여다보고 생각할 ‘꺼리’를 남기는 문제적 영화가 아닐까. 애니멀 타운은 3월 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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