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우생순> 감동 재현 꿈꾸며"
[시사투데이 장수진기자]오는 4월 13일 핸드볼코리아리그가 남자 5개팀, 여자 8개팀이 참가하는 가운데 서울에서 개막전이 열린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최근 핸드볼코리아조직위원회를 새롭게 발족하고 핸드볼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활성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핸드볼은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세계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떨치면서도 국내에서는 비인기종목으로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영화 ‘우생순’으로 한동안 국민의 관심 속에 있었고 올림픽 기간에는 열띤 응원을 받으며 메달을 획득해 국민들에게 감동의 드라마를 제공하면서도 금방 잊혀져 국민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그러나 최근 핸드볼의 활성화와 저변확대를 위한 SK핸드볼전용구장 완공을 코 앞에 두고 있으며 2011년 핸드볼코리아리그 총예산도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10억원을 책정하는 등 적극적인 운영을 시행하고 있다.
이어 4월 24일에는 일본대표팀(남, 여)을 초청해 한.일전도 치를 예정이다. 가깝게는 한,일전을 시작으로 2012년 런던올림픽 티켓을 두고 치러질 아시아예선전과 연말에 있을 세계선수권 대회까지 큰 경기를 앞두고 맹훈련에 돌입한 여자대표팀 사령탑 강재원감독을 태릉선수촌 훈련현장에서 만났다.
2010년 여자대표팀의 감독을 맡고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강재원감독은 유럽에서 수년 동안 선수와 코치로 활동하고 중국, 일본에서도 감독으로 활약했다. 오랜 세월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자대표팀을 지도하고 있는 강재원감독을 만나보자.
◇ 강재원, 그는 누구인가
초등학교 3학년때 핸드볼을 시작한 그는 핸드볼뿐만 아니라 육상, 높이뛰기, 배구, 야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운동에서 천부적인 소질을 나타냈다. 그러나 액티브한 운동을 좋아한 그는 당시 송구로 불리며 국내에서는 불모지와도 같았던 핸드볼을 선택했다.
고등학교때부터 탁월한 기량을 선보인 그는 경희대에 입학했고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국제대회에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는데 83년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교체멤버로 출장하고 LA올림픽에서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골 랭킹 3위를 기록하는 성적을 거두었다.
85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서는 60여 골이라는 당시 주니어 선수권 대회 신기록을 세웠고 86년 세계 대학 선수권 대회에서는 최고 득점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빠른 고공 플레이와 스카이 슛을 날리며 눈부신 활약을 펼치던 그는 핸드볼 대표팀으로 출전한 88년 서울올림픽에서 남자 구기 종목 사상 첫 메달인 은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국제대회에서 그의 활약은 두드러졌고 유럽의 클럽에서 구애가 이어졌다. 당시로선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했던 그는 스위스 그라스호퍼팀에 입단한다. 유럽에서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핸드볼의 마라도나로 불리며 유럽에서의 화려한 핸드볼 인생은 계속됐다.
그가 콧대 높은 유럽 선수들 틈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후 그는 유럽 무대에서 선수와 코치로 활약하고 일본과 중국에서 감독을 맡아 지도자로써도 성공을 거둔다.
◇ 여자대표팀, 세대교체로 새롭게 도전하다
유럽과 일본, 중국에서 지도자로 활동했던 강감독은 우리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어느 나라 선수들보다 응용력과 창작력이 뛰어나다고 평했다. 현재 여자대표팀은 50%정도 세대교체가 이뤄진 상태이며 신 · 구 선수가 조화를 이루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
강감독은 대표팀 분위기를 맞추는데 중점을 두고 신 · 구 하모니를 중요시한다. 경험이 많고 노련한 선배 선수들에게는 후배를 끌어들일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지라고 요구하고 기술이 뛰어난 젊은 선수들에게도 키플레이를 준다. 그 선수가 필드에서 뛸 때는 그 선수의 지시에 따라 다른 선수들이 움직이게 하고 있다. 후배 선수가 기죽지 않고 선배 선수도 그런 식의 화합을 하며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선수 운용에 대해서는 "센터 백에 있는 김온아선수는 나이는 어리지만 기술면에서 탁월하고 오른쪽 백에 있는 유은희선수도 신장이 180cm정도의 장신으로 높은 타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은희선수를 이용한 중거리 슛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그 외에도 왼쪽 윙에는 조효비선수도 나이가 어리지만 빠르고 슛팅 능력이 좋고 오른쪽 윙에 우선희 선수는 핸드볼 팬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우수한 선수며 골기퍼로 주희선수와 문경하선수를 기용하는 시스템으로 훈련 중이다" 며 훈련내용을 설명했다.
강감독은 대표팀을 기술 능력이 바로 된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정했고 무엇보다 신장이 높은 선수들로 구성 했다며 우선 당장 코앞에 닥친 한 · 일전을 앞두고 수비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 아시아예선전 통과가 더 중요해
2012년 런던올림픽 티켓을 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시아예선전을 통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강감독은 2007년도부터 아시아예선전 통과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그때는 예선전에서 떨어져서 세계선수권에서 시합을 치르고 옵션을 줘서 경쟁 해 이겼기때문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었다며 아시아예선전 통과가 먼저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동안 올림픽에서 메달을 매번 획득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기대가 그만큼 높고 그것에 대한 선수들이 갖는 부담감이 큰 게 사실이다.
올림픽에서 메달 확보에 앞서 아시아예선전에서 탈락한다면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무엇보다 아시아예선전에 대한 부담감은 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감독은 일단 아시아예선전을 통과하고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올림픽 무대에서는 선수들이 부담감 없이 마음껏 자기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표팀의 우선희선수(삼척시청)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도 설욕을 하기 위해 훈련했는데 동점이 됐다. 그 정도 결과에 만족을 하지만 지금까지 일본전에 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며 “지금은 멤버들도 많이 합류를 했고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 운동을 그만 뒀던 선수들도 다시 들어와 훈련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몸 만드는 훈련 중이지만 그동안의 관록이 있고 어린선수들은 기술이 좋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또한 대표팀을 책임지고 있는 강감독에 대해서는 “감독님은 유럽에서 많이 생활해서 그런지 유럽과 한국 스타일을 접목시켜 선수들이 이해하기 쉽게 지도해주신다. 선수입장에서도 많이 생각하시는 것 같고 그러다보니 선수들도 잘 따르는 것 같다”고 했다. 강재원감독과 여자대표팀은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해야한다.
2011년 핸드볼코리아리그가 시작되고 이달 24일에는 일본대표팀을 상대로 경기를 펼쳐야 하며 연말에는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예선전을 치러야한다.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무엇보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심판의 오심으로 동메달로 만족해야했던 설움을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영화<우생순>의 감동을 넘어서는 드라마를 써 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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