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조주연 기자] 지난 12월 22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서울 청담동 갤러리 두(Gallery Doo)에서 사진작가 정인숙의 특별한 정물 사진전 '세월(HISTORIA: Still Life Photograhy)'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총 20점의 작품은 골동 용기나 조각물 등에 말린 꽃․식물 등을 조합해 작가의 인사동 사진작업실에서 최소 10년 이상의 세월을 묵힌 후, 비로소 사진으로 완성한 것으로서 작품 모두에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자연스럽게 바랜 빛깔과 금방이라도 부서져 버릴 것 같은 형상을 한 작품 속 정물의 표면에는 선명한 장식처럼 먼지가 오묘하게 내려앉아 있어 시간의 정지됨과 연속성이 엄숙한 조화를 이루고, 보는 이를 동양성의 세월 사색으로 이끌고 간다.
<풍경> <분단>등을 주제로 그동안 흑백 필름 작업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 세계를 펼쳐온 정인숙 작가는 금번 전시에서는 이례적으로 칼라작품을 선보인다. 작가의 이번 작품은 현란한 원색이 아닌 햇빛과 바람의 세월 속에 만들어진 자연스런 퇴색을 강조함으로써 칼라조차 흑백으로 느끼게 한다.
한편, 이번 전시는 지난 5월 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작가의 스승이자 전 (사)민족사진가협회 회장, 2008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한국현대사진60년전을 주도한 사진가 故 김영수 선생에 대한 추모와 감사의 마음을 담은 헌정사진전이기도 하다. 작가는 사진가 故 김영수 선생과 24년 이상을 사제관계로 또 사진동지로 함께 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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