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전해원 기자] 노래를 듣는 사람이 감동 받을때 큰 보람 느껴
자신보다는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한민국 경찰 중 한사람이 소외된 이웃들에게 노래를 통해 희망과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 자양1파출소 김광식(경위, 가수예명 현동현, 이하 현동현)이 바로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1985년 국민에게 헌신하는 경찰공무원이 됐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노래에 대한 열정이 남아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00년 허리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무렵, 병동에 찾아 온 자원 봉사단들이 환자들을 위한 위로공연을 하는 현장을 보게 됐고 “나도 저들처럼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해 노래로 봉사를 해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솟아 퇴원 후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 활동속에서 지난 2007년 ‘내사랑은 당신뿐’이라는 타이틀로 앨범을 발매,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접어 들면서 ‘경찰가수 현동현’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위의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경찰 동료들과 심지어 가족들까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며 우려를 표한 것이다. 심지어 그의 아내는 미쳤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극심한 반대를 했고, 자녀들도 의아함을 감추질 못했다.
게다가 경찰 동료들은 임무 수행은 제대로 하지 않고 가수활동에 빠진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빈번했으며, 심지어 험담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 꿈꿔 온 가수 활동을 포기하긴 힘들었고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경찰 업무도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현동현은 경찰 본연의 임무와 가수로써 봉사활동을 짜임새 있게 하고자 마음 각오를 다지고 바쁜 일정 가운데 노래 연습은 주로 출퇴근 시 이동하는 차안에서 했고, 가끔 다른 팀의 연습실을 빌려서 했다.
노래를 듣는 사람이 감동 받을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현동현은 그동안 군부대 장병 위문공연 35회, 신망애·자광원 복지재단 및 양로원 공연 120회, 가평꽃동네 및 장애우 단체 위로공연 78회, 구치소·교도소 교화공연 23회, 사할린 및 해외교포 위문공연 2회 등 수많은 공연을 소화해냈다.
그동안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비용은 현동현의 사비를 털어 충당했는데 지금은 아내도 자신이 번 돈을 현동현의 교통비와 기타 비용을 일부 보태며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아들, 딸이 각각 홍보와 메이크업, 의상에 신경을 써주는 자칭 매니저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줘 인기가수가 부럽지 않다.
일부 동료들도 “힘내라! 팬이다. 열심히 응원 하겠다”라는 문자로 힘을 보태주어 그의 마음은 한결 뿌듯하다.
작사가 박준아는 현동현이 노래봉사를 한다는 것을 알고 ‘내사랑은 당신뿐’을썼고 이를 토대로 작곡가 송영수가 곡을 만들었다.현동현은 “첫 곡을 받았을 때 세상을 다가진 기분이 들었고 노래로 봉사를 한 지 7년 만에 갖게 된 내 노래이기 때문에 그 행복함을 말로 다할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후 KBS ‘아침마당’ 등 각 방송에 출연해 인지도를 넓혀 온 그는 노래방에 자신의 곡이 등재된 시절을 회자하며 “마치 사람이 호적을 갖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표현했다.
현동현은 최근 물의를 일으키는 일부 경찰로 인해 경찰 전체가 비난을 받는것에 대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상도 두려워하지 않고 때로는 목숨까지 걸며 국민을 지키는 경찰이 대다수다”며 “앞으로 인기 가수가 된다면 가장 먼저 그런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훗날 경찰의 날에 인기 가수들을 대거 출연시켜 경찰의 생일에 모두 함께 어우러진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만약에 경찰과 가수 둘 중에 하나를 당장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경찰을 택할 것”이라는 현동현은 “소외된 곳에 붉을 밝히는 등대와 같은 경찰가수가 되는 꿈도 버릴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냐”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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