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오페라단 최정윤 단장】세익스피어의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지로 유명한 베로나는 오늘날 북부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도 손꼽힌다. 매년 여름이면 원형극장인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축제를 보기 위해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음악적 요소에다 연극적(연기), 문학적(대사), 미술적(의상, 무대장치), 무용적 요소 등이 결합돼 종합무대예술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오페라가 베로나의 상징이자,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명소지만, 오페라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강릉을 오페라의 향연으로 물들이며 지역문화예술의 위상 강화,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 충족 등을 견인 중인 강릉오페라단 최정윤 단장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동대학교 음악학과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수학하다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던 최 단장은 Alessandria conservatorio와 Pavia Vittadini(이상 국립음악원)를 수료, Scuola Musicale di Milano를 졸업한 재원(소프라노)으로 이탈리아와 국내에서 각종 음악회에 출연하며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그러다가 지난 2010년에 강릉오페라단을 창단한 그녀는 “훌륭한 교향악단과 합창단, 드높은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 등을 보유한 강릉에 그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종합무대예술인 오페라의 부재가 아쉬웠다”며 “이는 ‘문화예술도시, 강릉의 위상에도 부족한 부분이 아닌가?’란 조심스런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강릉오페라단은 2010년 3월에 창단기념공연으로 선보인 오페라 ‘라보엠’을 시작으로 ‘사랑의 묘약’ 등을 무대에 올렸으며, 지금까지 연간 2회의 정기공연과 여러 차례의 살롱콘서트(성악가 초청)를 열고 있다.
또한 오페라 교실 ‘라 카메라타’,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 강릉지역 어린이들로 구성된 ‘안젤리니 예술단’ 등을 통해 강릉오페라단은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는 걸음을 지속해왔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기념음악회에서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합창했던 ‘안젤리니 예술단’은 어린이 영어오페라 ‘굴뚝청소부 쌤’, 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 ‘세상의 중심이 되어라’ 등을 공연하며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강릉오페라단의 괄목할만한 성장은 최 단장과 이범로 예술감독의 완벽한 하모니가 빚은 결과라 하겠다. 현재 한양대와 상명대 등에 출강하며 후진양성에 힘쓰고, 강릉오페라단의 연출을 맡아 다채로운 기획으로 호평을 이끌어내는 이 감독은 최 단장의 남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최 단장은 “이 감독이 아니었다면 열악한 지역여건 속에서 오페라단을 창단·운영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란 고마움을 전하며 “앞으로도 강릉지역의 오페라 활성화와 대중화 등에 열과 성을 다할 것”이라 다짐했다.
한편, 강릉오페라단 최정윤 단장은 강릉지역 오페라 활성화에 헌신하고 지역문화예술 발전과 오페라의 대중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12 대한민국 신지식경영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이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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