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세미 기자]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탐방로를 경사도와 노면상태에 따라 5개 등급으로 분류해 탐방객이 자신의 신체조건과 체력에 적합한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탐방로등급제’를 10월부터 9개 국립공원 117개 탐방코스에 도입한다고 12일 밝혔다.
탐방로등급제는 탐방객이 자신의 체력에 맞지 않는 무리한 산행을 피하도록 함으로써 탐방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탈진과 부상 등 안전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탐방로등급은 난이도에 따라 ‘매우 쉬움’, ‘쉬움’, ‘보통’, ‘어려움’, ‘매우 어려움’ 등 5개 등급으로 구분된다.
‘매우 쉬움’은 노면이 아주 평탄하며 폭이 넓고 경사도 완만해 휠체어나 유모차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코스로서 노약자와 함께 하는 가족단위의 가벼운 나들이에 적합하다. ‘쉬움’ 등급은 비교적 평탄한 흙길 위주의 탐방로로 어린이나 고령자도 쉽게 탐방할 수 있는 코스이며 운동화를 신고 짧은 산책을 하길 원하는 경우 적절하다.
‘보통’ 등급은 등산을 위한 가장 쉬운 코스로서 약간의 경사와 대부분 흙으로 노면이 이뤄진 단거리 구간이며 가벼운 등산장비가 필요하다. ‘어려움’ 등급은 동행자와 대화가 불편할 정도의 심한 경사와 대부분 돌로 이뤄진 중거리 코스로서 등산 숙련자에게 적절하다. ‘매우 어려움’은 아주 심한 경사와 돌로 이뤄진 장거리 산행코스로서 등산 전문가에게 적절하다.
<심한경사> <아주 심한 경사>
공단은 이러한 등급제 적용을 위해 지난 1년간 탐방로별 GPS측량으로 경사도와 폭, 노면상태 등을 조사했으며, 이를 근거로 탐방로별 난이도를 분석했다. 공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어려운 등급은 높고 장거리 구간이 많은 지리산과 설악산에 분포했다. 노고단~벽소령~장터목~천왕봉~중산리에 이르는 지리산 종주구간(30.9km), 설악산 공룡능선구간(14.4km), 덕유산 종주구간(26.9km), 소백산 초암사~국망봉 구간(14.6km) 등이 대표적이다.
고령자, 어린이 등 체력이 약한 탐방객이 쉽게 산책할 수 있는 ‘쉬움’ 등급은 전체 탐방로의 약 6%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설악산 소공원~비선대, 덕유산 구천동계곡, 내장산 탐방안내소~내장사 구간, 북한산 둘레길 등이 대표적이다.
공단은 이러한 등급제를 올 가을부터 지리산, 설악산, 북한산, 속리산 등 9개 공원에 1차적으로 적용하고 내년에는 전국 20개 국립공원에 모두 도입할 예정이다.
공단 최승운 환경디자인부장은 “국립공원 탐방로등급제는 힘들게만 느끼던 국립공원 산행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며 “이 제도를 활용해 더 많은 분들이 자신의 체력상태에 맞는 조건의 탐방로를 선택해 즐겁고 안전한 탐방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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