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동병원네트워크 산하 해운대서울아동병원】정서적·육체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낯선 환경의 병원이란 아프고 무섭다는 이미지가 강할 수밖에 없다. 서울아동병원네트워크 산하 해운대서울아동병원 이창연 원장은 기존 딱딱하고 무서운 병원의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특화된 진료환경을 토대로 지역 밀착형 의료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아동병원 개원'의 뜻을 품고 15여 년 간 몸담아 왔던 의과대학 교수직을 떠나온 이 원장은 오늘날 서울아동병원네트워크를 공동창업하여 10년만에 아동들에게 친숙한 병원으로 자리잡았다.
'9 to 9 363' 특화진료로 지역 아동들의 건강지킴이 자처
설날과 추석을 제외한 363일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료한다는 이 병원의 '9 to 9 363' 진료방침은 언제, 어느때 아이가 아플지 모르는 상황에서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여왔다.
대학병원처럼 고난도의 암환자를 진료할 순 없지만 응급조치를 보강하여 대부분의 아동들이 진료받기에 어려움이 없도록 의료서비스의 전문성을 갖췄다.
겨울철 아동들이 흔히 감염될 수 있는 감기, 위장염 등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질환부터 이비인후과, 소아치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증후군(ADHD) 등에 이르는 전문적인 진료영역에서 '원스톱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소아·청소년들의 건강지킴이가 되고 있다.
이 중 아동들의 두뇌 기능 활성화를 위한 'BSL두뇌과학연구소'와 오줌싸개 아이들을 진료하는 '야뇨증클리닉', 눈·목·얼굴·어깨 등 몸의 일부분을 빠르게 반복해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증상을 치료하는 '틱장애클리닉' 등 특화된 클리닉은 아동들의 정상발육과 정서적 안정감, 학업성취도 등을 동시에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인기를 끈다.
이 때 넓은 공간을 대기실과 입원실로 확보, 병원 곳곳에 아동들에게 친숙한 캐릭터 스티커와 조형물을 설치하여 병원이란 이미지 보다는 아이들의 놀이터를 연상케 한다.
특히 입원실의 경우에는 신발 혹은 슬리퍼를 따로 신지 않을 정도로 청결이 잘 유지되고 있으며, 틈만나면 뛰어노는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쿠션 좋은 바닥제를 사용했다.
여기에 아이들의 상상력과 궁금증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우주여행·캐릭터·동화 등의 테마로 병동을 꾸며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병원으로 자리매김 했다.
'발명하는 의사', 생활 속 불편사항을 스스로 개선
이 원장의 진료실에서는 우리가 흔히 보지 못했던 의료기기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우드램프 장착 복합 귀 내시경'이다.
서울대병원, 충북대병원, 부산대병원, 고신대병원 등 전국 주요 대학병원에 무료기증하기도 했던 이 의료기기는 이 원장이 진료과정에서 겪었던 의료장비의 불편사항을 보완하여 직접 개발한 것으로, 이비인후과 질환뿐 아니라 안과·피부질환까지도 정밀검사가 가능하다는 이점을 지녔다.
이 밖에도 신생아 3명 중 1명꼴로 사용하고 있는 콧물흡입기 '뻥코', 가제수건으로 아이들의 젖니를 청소해 주던 것에 따른 관리문제점과 불편사항을 해소시킨 '젖니칫솔', '코세척기 노즈비데', '의료용 무선 헤드라이트' 등 이 원장의 손을 거쳐 탄생한 제품은 한둘이 아니다.
진료만 하기에도 빠듯할 시간에 좀 더 나은 의료서비스의 혜택을 환자와 보호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굳이 환자나 보호자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의사라면 당연히 '환자의 질병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를 할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이 원장의 신념이자, '발명하는 의사'를 만든 원동력이 됐다.
이런 이 원장의 탐구와 도전정신은 진료활동이 아닌 일상에서도 빛을 발한다.
누구나 한 번쯤 이용해 봤을 법한 '114전화번호안내'. 과거에는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일일이 메모해야 했지만, 이제는 '안내받은 번호로 바로 연결은 1번, 문자로 받아보려면 2번'이라는 음성안내로 불편사항이 크게 개선됐다. 그런데 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이 바로 이창연 원장 본인이라니 그가 일상생활에서나 진료활동에서나 얼마만큼 발전과 새로운 것을 추구해 나가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병원 네트워크와 의료산업화, 의료질적 수준 향상 보탬 커"
부산·경남지역 최초로 아동 전문 병원을 개원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주위의 시선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굳이 아동병원을 찾을 일이 있겠느냐'는 환자·보호자도 있었지만 다행히 전문화된 의료서비스의 이점으로 지역내에서 어렵지 않게 지역을 대표하는 아동병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런 초반의 우려와 달리 서울아동병원은 부산해운대 외에도 창원, 마산, 진해, 진주, 거제, 청주 등 전국 15개 지역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으며, 병원간 상호공조하여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각 병원은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나 메신저를 통해 환자의 질환 상태를 논의하고 치료방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가 하면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이상 질병 케이스 혹은 병원간 상생발전에 관한 논의는 서울아동병원네트워크만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의료서비스 질에 관한 국민의 기대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의료도 산업화되어야 한다"는 이 원장은 "의료산업화가 각 병원들의 건전발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병원도 경영흑자가 날때 건실한 경영을 할 수 있다"며 "적자경영이 과잉진료와 같은 폐단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병원의 운영구조를 개선하고 대형하된 네트워크를 통해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체계적인 진료시스템 구축을 통해 아동·청소년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지역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 온 서울아동병원 이창연 원장은 '2012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에 선정됐다.
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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