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성폭력 피해의 30~40%가 아동·청소년 시기에 처음 발생하고, 성희롱 피해율은 19세 이상 35세 미만이 68.2%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해 전국 만 19세 이상 64세 미만 남녀 3,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성폭력 실태조사는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통계로 2007년과 2010년에 이어 3번째로 지난 해 8월부터 10월까지 방문과 면접조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2012년 8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지난 1년간 성폭력 피해율을 보면, 가벼운 성추행 1.4%, 심한 성추행 0.2%, 강간미수 0.03%, 강간 0.1%, 성희롱 0.9%, 음란전화 등 27.8%, 성기노출 1.7%, 스토킹 0.2%로 나타났다.
2010년 실태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성폭력 피해율은 낮아졌다. 지난 1년간 성추행·강간 발생비율은 2010년 2.9%에서 1.5%로 감소했고 평생 발생비율도 19.6%에서 10.2%로 감소했다.
성폭력 유형별 피해 실태를 보면, 가벼운 성추행의 경우 첫 피해연령은 만 19세 미만이 36.4%였다. 여성은 3회 이상인 경우가 37.7%로 가장 많고 남성은 1회가 36.5%로 가장 많았다. 여성의 경우 가해자의 80.6%가 모르는 사람인 반면, 남성은 평소에 알던 사람이 62.1%로 가장 높았다. 발생장소는 여성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시설이 71.4%로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남성은 21.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성희롱 발생연령은 19세 이상 35세 미만의 여성이 68.2%로 가장 많았다. 여성은 2회인 경우가 33.2%로 가장 많았다. 가해자는 평소에 알던 사람이 57.1%, 평소에 알던 사람 중 직장상사나 직장 동료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발생장소는 상업지역이 28.7%로 가장 높았고 직장이 27.4%,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시설이 23.4%였다.
평생 동안 신체적 성폭력 피해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중 23.1%가 정신적 고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피해유형에 따라 가벼운 성추행의 경우 19.3%가 정신적 고통, 강간피해까지 당한 경우에는 100%가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성폭력 피해 상황에서 여성은 ‘자리를 옮기거나 뛰어서 도망침’이 59.4%로 가장 높았고 ‘그냥 있었다’가 27.1%로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남성은 ‘그냥 있었다’가 41.6%로 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 경험 당시 그냥 있었던 이유는 여성은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가 51.3%, ‘남이 알까봐 창피해서’ 40.7% 순이었다.
남성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가 34.4%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여성과의 차이점은 ‘남이 알까봐 창피해서’는 5.9%에 불과했고, ‘그 행동이 성폭력인지 몰라서’가 42.8%로 높게 나타났다.
이전 조사와 비교해 보면, 2010년 조사에서는 ‘그냥 있었다’는 응답이 30.6%이었으나 2013년 조사에서는 28.5%로 감소했다. 또한 ‘자리를 옮기거나 도망쳤다’는 응답이 27.7%, ‘소리를 질렀다’는 응답이 13.2%였던 것에 비해 각각 57.7%, 18.5%로 높아졌다.
<2010년과 2013년 성폭력 피해자의 폭력 대응 비교>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조사대상자 중 33.4%(여성 35.3%, 남성 15.6%)는 누군가에게 피해 사실을 말한 적이 있고 주로 가족·친척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조사대상자 중 1.1%가 경찰에 직접 도움을 요청했고, 0.2%가 피해자 지원센터에 도움을 직접 요청했다.
여가부는 2013년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해 6월 발표한 ‘성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조윤선 여가부 장관은 “성폭력 피해율이 3년 전에 비해 낮아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상대적으로 경미한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며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예방교육’과 장애인·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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