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허은숙 기자]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측 새정치연합이 16일 '새정치'와 '민생 중심주의'를 쌍두마차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깃발 아래 통합작업에 본격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안 의원이 강조해오던 '산업화+민주화세력'으로 대변되는 '합리적 보수+성찰적 진보'를 타깃층으로 규정했고, 그 발기취지문도 한달 전 새정치연합의 발기취지문과 '판박이'라고 할 정도로 흡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탈(脫)이념'으로 대변되는 중도노선 강화를 통한 외연확대 시도로 풀이되나, 이러한 '우클릭' 가속화는 당내 노선갈등을 수반할 전망이다.
'산업화세력' 포용 = 김한길 안철수 공동창준위원장은 이날 공히 이념에 매몰된 정치를 청산해야 할 '구체제'로 꼽으며 '국민통합'과 '혁신·기득권 포기'를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지향하는 사회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실을 우리 모두가 고르게 누리는 사회"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이 '산업화 세력'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건 처음이다.
"성찰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를 아우르겠다"는 창당발기취지문에도 신당의 우클릭 기조는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이날 발기취지문은 새정치연합이 독자세력화를 추진하던 당시인 지난달 17일 채택한 발기취지문과 상당부분 겹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당이 지향점으로 내세운 ▲민주적 시장경제 ▲정의로운 복지국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의준비 등은 모두 새정치연합 발기취지문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진보가 성장과 안보, 법치와 안전을 고민하는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안 위원장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세력과는 결코 함께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다만 시장경제 분야에서는 민주당의 강령인 '경제민주화의 실현'이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한지붕 두가족' 산 넘어 산 = 이날 발기인대회로 양측은 통합의 첫 발을 뗐지만 , 신당의 설계도를 담을 정강·정책 및 당헌·당규 마련 작업에서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지방선거 공천룰과 새 지도체제 및 임기 등 양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뢰'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투 톱'의 우클릭 움직임에 대해 선명성에 무게를 둔 민주당내 강경파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당 정체성이나 지도체제 등 예민한 사안은 일단 공식 창당 후의 중장기 과제로 넘겨둔 채 '봉합'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적어도 지방선거 까지는 '김한길+안철수 세력'으로 대변되는 '비노'(비노무현) 진영에 무게중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친노(친노무현)·구주류 등과의 갈등 해소도 '발등의 불'이다.
'타운홀미팅' 방식 발기인대회 = 이날 오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개최된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는 지방선거 승리를 넘어 2017년 정권교체의 결의를 다지는 장이었다.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정치를 하겠다는 뜻에서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발기인 대회에서는 좌석 배치도 무대를 바라보고 배열되는 일반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참석자들이 가운데를 바라보고 앉을 수 있게 원형으로 배치됐다.
이날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린 679명에는 양측 현역 의원 전원과 무소속 박주선, 강동원 의원이 참여했고,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강운태 광주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등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도 모두 포함됐다.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과 정호준 의원은 부자(父子)가 함께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총 발기인 679명 중 409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지난 대선때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과 이해찬 의원 등 일부 '친노(친노무현)계 인사들은 불참했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