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정경화 기자] 국민의 73.9%는 ‘자살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응답해 자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자살의 위험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실시한 ‘2013년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자살사망자에 대한 심리적 부검, 사망자 관련 통계자료 분석, 자살시도자 면접조사와 대국민 자살인식조사 등으로 실시됐다.
자살시도자의 자살시도 이유로 우울감의 정신과적 증상이 37.9%,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31.2%, 경제적 문제 10.1%, 신체질병 5.7% 등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자는 고령으로 갈수록 신체질환을 갖고 있는 비율이 증가했다. 특히 50대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70세 이상은 73.2%가 신체질환을 동반하고 있었다.
<자살시도자의 자살시도 이유 정신과적 증상>
자살시도자의 44%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은 50%, 여성은 40%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자살시도와 음주의 관련성이 높았다. 또한 자살사망자의 자살수단의 50%가 목맴, 17%가 추락으로 대부분 현장에서 사망에 이르러 응급실에 내원하는 경우가 적어 이번 조사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자살시도자의 자살시도 방법 조사 결과, 고령일수록 농약 음독으로 인한 자살 기도 비율이 증가해 70대에서는 34.0%에 이르렀다. 또한 번개탄 등 가스 중독으로 인한 자살시도는 30~40대에서 11.4%로 가장 높았다.
자살자의 사망 1년 전 의료 행태는 남성은 정신과적 질환과 상해, 여성은 정신과적 질환과 소화기계 질환, 상해의 증가가 두드러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자살사망자의 자살 전 우울증 관련 약물의 이용 행태를 보면, 전반적으로 약물 이용이 증가한 가운데 수면제(109%)와 항정신병 약물(75%)의 이용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령대별 특징적 자살예고 징후
이번 심리적 부검을 통해 각 연령대 별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행동, 정서감정, 언어적 자살 위험징후가 밝혀졌다. 20대 이하는 SNS의 사진·문구가 자살 관련 내용으로 바꾸는 등 죽음을 위한 신변정리를 하는 행동을 보였다. 또한 경계심·불안감이 증폭되고 사후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표시하고, 인터넷에서 자살방법을 검색하는 등의 특징을 보였다.
30~40대는 알코올 복용이 심해지고 주변인에서 가족까지 관계 단절이 확장되는 양성을 보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과거의 잘못을 비는 등의 행동과 언어 징후를 보였다. 50~60대는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와는 다르게 호의를 베푸는 등 특이한 행동을 하고 자식들에게 ‘어머니(혹은 아버지) 잘 모셔라’는 당부의 말을 하는 등의 위험 징후를 보였다.
‘자살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 73.9%
전국 19세 이상 75세 이하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국민 자살 인식조사 분석 결과, ‘자살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73.9%로 나타나 대부분의 국민들이 자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살만이 유일한 합리적 해결책인 상황이 있다’에 동의하는 비율이 16.9%,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끊을 권리가 있다’에 동의하는 비율이 18.3%로 나타나는 등 일부 국민들은 자살에 수용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다 심층적인 자살원인 분석을 위해 올해 심리적 부검을 확대 실시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국민참여형 생명존중문화 조성 캠페인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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