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구봉신용협동조합 정재홍 前이사장이 ‘1만 명에게 일본어 눈을 달아주자’라는 목표로 16년째 재능기부를 펼쳐 화제가 되고 있다.
대전에서 ‘재미있는 일본어 선생님’으로 이름난 정 이사장은 1969년 충남대와 동 대학의 116학훈단을 수석 졸업·임관하고, 총장상과 국방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후 육군중위로 예편한 그는 삼립식품에서 일하다 해태그룹으로 자리를 옮겼고, 해태음료와 해태유업의 연구파트에서 제품개발과 품질관리 등을 담당하며 실력을 인정받아 해태유업기술연구소장직도 맡았다.
이를 거쳐 중앙그룹 계열사인 중앙전자(주) 대표이사와 중앙정보처리학원 원장을 역임하며 전반기 직장생활을 마무리한 정 이사장은 어학연수 겸 휴식을 위해 캐나다로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듣고·배우고·느낀 그는 귀국과 함께 고향땅 대전에 정착, 2000년부터 ‘일본어 재능기부’에 땀 흘리며 본격적인 ‘사회 보은’의 길을 걸어왔다.
해태에 근무 당시 일본 출장이 잦았던 정 이사장이 주경야독하며 터득한 일본어의 교육봉사로 제2의 인생 서막을 활짝 열어젖힌 것이다.
이런 그는 지금까지 대전광역시청, 가수원도서관, 남대전농협, 대전광역시 서부교육청, 서대전세무서, 대전여성회관, 한밭대 평생교육원, 혜천대 사회복지학과, 구봉신협 구봉아카데미, 관저문예회관, 대전광역시 서구청, 대전광역시 교육청 등에서 열과 성을 다해 일본어를 가르쳐왔다. 2012년부터는 일본어 외에 중국어 강의도 진행하며, 재능기부의 폭과 깊이를 더하고 있다.
또한 2008년 재정악화로 어려움에 처했던 구봉신협의 이사장으로 취임해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하며 퇴임 시까지 누적적자를 대폭 줄였고, 7년간 구봉아카데미 설립 및 일본어 강좌를 이끌며 각계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특히 정 이사장의 일본어 강의는 쉽고 재밌기로 정평이 나있다. 그 스스로가 독학하다시피 일본어를 익혔기에 누구보다 초보자들의 애로사항을 잘 알며, 문법과 회화 등의 기초를 튼실하게 잡아주기 때문이다.
이에 정 이사장으로부터 일본어에 눈 뜬 이만도 2천여 명에 달하는데, 그중 100여 명의 제자들은 지난해 6월 스승의 고희를 맞아 사은회를 열고 정성어린 기념품을 전달하며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정 이사장은 “가진 것을 나누고자 했을 뿐인데 큰 기쁨으로 받아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일본어를 공부하려는 이들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역사적 이유로 일본이 밉지만, 원만한 상호관계를 키워나가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며 “일본을 정확히 바라보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도 ‘소통의 도구’로 일본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어 명강사’로 활약하며 최근엔 중국어 강의까지 영역을 넓히고, 영유아교육·노인복지·사회봉사 등에도 전문성을 쌓아가는 정 이사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구봉신용협동조합 정재홍 前이사장은 일본어 재능기부와 사회공헌 실천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15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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