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과 관련,"아베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실한 사과로 이웃국가들과 신뢰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미국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일본이 이렇듯 역사를 직시하지 못하고 스스로 과거사 문제에 매몰돼 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우리가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우리 외교는 과거사에 매몰되지 않고,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한미동맹과 한일관계, 한중관계 등의 외교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분명한 목표와 방향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만큼 각 사안에 따른 우리의 외교목표 달성을 위해 앞으로도 소신있게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유럽연합(EU)의 예비 불법어업국 지정에서 최종 해제된 것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이 타결된 것을 평가한 뒤 "이 두 가지 교섭 사례는 정부가 중요한 외교목표를 달성을 위해 노력한 것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는 지금 경제를 위해서도 외교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면서도 강력한 외교와 실리 외교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성취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외교력 강화에 더 만전을 기해주고, 외교정책 추진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베 총리의 방미 이후 미일간 신(新) 밀월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우리 외교가 고립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우리 외교의 성과를 평가하고 소신·실리 외교를 강조한 것은 현 외교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관련, "과거사대로 분명하게 짚어야 한다"고 언급함에 따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과거사 현안과 사실상 연계된 한일 정상회담 개최 문제 등의 원칙도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중남미 4개국) 순방 기간동안 순방국가 모두가 경제발전과 경제성장과 국가발전을 위해서 총력을 다해서 뛰고 있다는 것을 절박하게 느꼈다"면서 "우리도 정쟁에서 벗어나서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제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순방에 대해 박 대통령은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대형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의 진출과 방위산업, 보건의료, 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신성장동력 분야의 협력을 확대해 중남미 특수를 창출하는 세일즈 외교였다"고 평한 뒤 "이런 순방 결과가 각 기업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 추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관계 수석비서관들에게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난달 25일 네팔 카트만두 인근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피해와 관련해선 "네팔 참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네팔 정부와 국민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 피해복구와 경제 재건에 최대한 기여해야겠다"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현지의 열악한 사정으로 어려움과 불안을 겪은 우리 국민이 많을 것"이라면서 "관계 부처는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국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거듭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또 오후에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햄리 소장 일행을 잇따라 접견한다.
한편 박 대통령은 어린이날인 5일 낙도 어린이 등 초등학생 17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진행하는 어린이날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