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4∼18일로 예정된 미국 방문을 전격 연기했다.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며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10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메르스 조기 종식 등 국민 안전을 챙기기 위해 다음주로 예정된 방미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일정 연기 배경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현재 국내에서 메르스 대응을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적극 대처해왔고 직접 매일 상황 보고받고 점검하고 있다"며 "이번 주가 3차 감염 및 메르스 확산의 분수령이라 각 부처와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확산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등을 위해 주요 국가를 방문해왔지만,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방미일정을 연기하고 국내에서 국민 불안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게 연락을 취해 메르스 사태 등 국내 사정에 따라 방미 연기 의사를 전달했고, 이에 미국측이 동의를 함에 따라 방미 일정 연기 발표가 이뤄졌다.
메르스 확산세 진정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인데다 미국 방문 전 황교안 총리 인준 문제 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메르스 사태 조기 종식에 국정의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방미가 북한의 도발위협 대응 등 한반도 정세 관리와 한미동맹 공고화 등 우리 국익과 밀접하게 연관돼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대통령은 고심 끝에 방미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수석은 "국민 여러분도 함께 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길 바란다"며 "이와 관련해 사전에 미국 측에 이해를 구했으며 향후 방미는 상호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로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미국 방문이 연기되었다고 하더라도 박 대통령은 미국 측과 이번 방문의 주요 안건인 한반도 정세 관리 및 동북아 외교안보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경제 협력과 한미 간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 연기 결정을 국민을 우선한 '결단'으로 평가하며 존중한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 대응을 위해 오는 14일로 예정됐던 미국 방문을 연기한 것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의 성공회대성당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행사장에서 방미 연기 소식을 접한 뒤 기자들에게 "국민 안전에 대한 걱정과 메르스 상황에 비춰보면 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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