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한국과 온두라스 양국이 신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를 통한 친환경 에너지 자립마을 구축 등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합의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두 정상의 임석 하에 이런 내용이 담긴 '에너지 산업 협력' 등 4건의 양해각서(MOU)와 운전면허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에너지 산업 협력 MOU'는 친환경 에너지 자립마을 구축 외에 송배전 손실률 개선 및 발전소 건설, 전기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온두라스의 '테구시갈파 매립가스 발전산업(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활용한 발전시설)'을 녹색기후기금(GCF)를 활용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도 온두라스와의 에너지산업 협력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BAU(기준배출량) 대비 37% 감축한다는 목표를 유엔(국제연합)에 제출한 바 있다. 정부는 이 가운데 11.3%포인트를 개발도상국 감축사업 등 '국제배출권 거래시장'(IMM)을 통해 달성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또 "우리 두 정상은 한국의 발전 경험이 온두라스의 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온두라스 내 수요가 큰 경제개발, 산업 역량 강화, 치안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날 체결된 새마을 운동협력 MOU는 앞으로 온두라스의 농촌지역 개발을 위한 협력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새마을운동 협력 MOU에 따라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조성 등 협력사업을 본격화하고 온두라스 '특별개발지구(ZEDE) 타당성조사 사업'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의 진출 여건도 개선키로 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또 전자정부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전자정부 구축을 위한 법·제도 컨설팅 제공, 관련 협력을 위한 전자정부 협력위원회 개최 등의 내용을 담은 '전자정부협력 MOU'와 새마을운동 지도자 및 전문인력 양성지원, 새마을운동 협력관 및 봉사단 파견, 마을단위 시범 사업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새마을운동협력 MOU'도 각각 맺었다.
전자정부 MOU는 △전자정부 역량 강화를 위한 우수사례공유, 인적교류, 공동연구 수행 △전자정부 구축을 위한 법제도 정책컨설팅 및 기술지원 △MOU 관련 협력활동 위한 전자정부협력위원회 개최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와 함께 치안시스템 전수·공유 등의 내용을 담은 '치안협력 MOU'도 체결됐다.
치안협력 MOU는 △CCTV(폐쇄회로 카메라) 활용 범죄 예방 및 수사 △사이버범죄 수사 △과학수사 △112 신고시스템 등 치안시스템 전수·공유를 통한 치안 역량 강화 지원에 대한 내용이다.
두 정상은 아울러 지난달 협상 개시를 공동선언한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 타결을 위해 양국이 집중적으로 노력키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체결한 전자정부 협력 MOU를 통해 행정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온두라스와 전자정부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이 상생의 새로운 협력모델을 만들어 낼 것으로 믿는다"며 "치안 협력 MOU는 온두라스의 치안 환경 개선을 가능케 함으로써 안정적인 경제발전과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보협력과 관련해선 "두 정상은 국제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오도록 견인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양 정상은 팔메롤라 공항 건설과 대서양-태평양 연결 철도 건설 등 온두라스 인프라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를 돕기 위한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우리 측은 우리 기업의 사업 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정보를 요청했고, 온두라스 측은 우리에게 대서양-태평양 연결 철도 건설과 아마빨라 항구 개발 등에 대한 타당성조사 지원을 요청했다.
온두라스는 중미지역의 물류 중심지로 거듭난다는 목표로 3개 항만(대서양 연안 2개, 태평양 연안 1개)과 수도 인근 공항(팔메롤라)을 개발하고, 이를 도로 또는 철도로 연결하는 이른바 '3+1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박 대통령은 "에르난데스 대통령과 저는 양국 국민간 상호 이해와 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교육 및 문화체육 분야에서의 교류를 강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및 과학기술 분야 협력도 확대해 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서로 공동의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온두라스가 중미통합체제(SICA) 의장국을 맡게 되는 내년 한·SICA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에르난데스 대통령 내외는 19∼2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중이다. 온두라스 대통령의 방한은 1962년 수교 이후 1997년, 2011년에 이어 3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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