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주한 이란 대사가 21일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북한과 군사적, 미사일 부문의 협력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산 타헤리안 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란이) 북한과 우호적 관계인 것은 북한이 과거 이라크와 전쟁 때 이란을 도와준 소수 국가였기 때문이며 고립된 북한과의 교역이 미미하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관계를 맺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타헤리안 대사는 "이란의 미사일 기술은 자체적으로 개발해 매우 진전됐으며 다른 국가와 관련이 없다"며 한국어로 "(북한과 미사일 기술 관계가)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핵협상 타결로 지난 1월 경제제재가 풀린 후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이란을 향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도 박근혜 대통령의 다음달 이란 방문을 앞둔 시점이다.
타헤리안 대사는 한반도와 인연이 깊다. 1980년부터 5년 동안 주한 이란 대리대사를 지내고 1992~1993년에는 북한 주재 대사로 평양에 머물렀다. 이후 외교부 극동·오세아니아 국장 등을 거쳐 2014년 6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세 아이 중 둘이 한국에서 태어났다.
2002~2003년 평양주재 대사를 역임한 그는 북한과는 교역이 미미하지만 한국과는 2013년 교역 규모가 170억 달러(약 19조원)에 이른다며 "한국과는 매우 많은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타헤리안 대사는 이란의 잠재력을 "터키의 소비재 시장,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매장량, 러시아의 천연가스 매장량, 호주의 천연자원 매장량을 다 합친 것"이라고 표현하며 한국 기업들이 2차 중동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란 석유부가 진행 중인 석유·천연가스 프로젝트 50개 중 "한국기업과도 가스 개발과 관련해 대화가 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헤리안 대사는 "박 대통령의 방문시 여러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걸로 기대한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경제에 국한되지 않고 문화, 인적교류, 관광 등 다양한 부분에서 양국간 협력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란과 상황이 다르므로 이란이 타결한 핵협상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타헤리안 대사는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숨길 것도 없다는 점에서 고강도 사찰 요구를 수용했다"며 "핵무기는 어떤 국가의 안보를 강하게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이란 핵협상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대화와 외교적 노력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그는 이란이 북한과 미국 간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란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