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서울 2호선 지하철 구의역에서 28일 오후 5시 57분 스크린도어(안전문)을 수리하던 직원이 전동차와 스크린 도어 사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사람은 스크린도어업체 은성PSD의 작업자 김건우(만19세)씨 인 것으로 확인됐다. 근무 경력이 7개월인 김씨는 이날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혼자 점검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사고발생 직후 119에 신고해 김씨를 건대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망했다. 이 사고로 서울메트로는 성수역에서 잠실역 방면 내선 운행을 20분 동안 중지했으며, 오후 6시 23분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지난해 8월에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스크린도어 안에서 수리 작업을 하던 정비업체 직원 조모(29)씨가 역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이와 관련,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강남역 사고발생이후 협력업체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했지만, 협력업체 관리나 작업자 통제 등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고 이후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철저하게 확인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스크린도어 정비 매뉴얼은 ▲ 스크린도어 점검 때 2인 1조로 출동할 것 ▲ 지하철 운행 시간에는 승강장에서만 작업하고 스크린도어 안에 들어가지 않을 것 ▲ 스크린도어 안에 들어갈 때는 사전에 보고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메트로 측은 김 씨가 혼자 안전문 안쪽을 수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선로 안쪽 수리는 지하철 운행이 종료된 후에 한다는 기본 원칙이 있었음에도 이마저 지켜지지 않았다.
서울 메트로 측은 과실을 인정하면서 "유사한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올해 8월부터 자회사를 운영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크린도어 정비는 외주 업체가 하는 작업이고 인력이 모자라 매뉴얼을 지키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앞서 강남역 사고 당시 서울메트로는 외주 정비 업체가 감독해야 한다고 해명해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사고 이후에도 대책을 세우지 못한 서울메트로의 관리·감독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불의의 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고인의 장례 절차 등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수영 서울메트로 안전관리본부장과의 브리핑 중 일문일답>
-스크린도어 운영 관련 자회사 결정 이번 사고 때문인가?
▲지난해 강남역 사고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용역사가 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있어왔기 때문에 메트로 자회사로 만들어 안전을 확보할 것이다.
-서울메트로가 가장 잘못한 부분은 무엇인가?
▲2인 1조 작업이 됐어야 하고 보고 체계가 확실히 됐어야 하는데 관리 측면에서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민간업체라고 안전 관리 소홀했다고 말했는데, 현장에 공익근무요원이나 역무원이 있어야 하지 않았나?
▲역무원은 3명 근무하고 있었다. 1명은 역무실 안에 있었고 2명은 순회하고 있어서 현장엔 없었다. 어디 있었는지는 더 조사해봐야 한다. 다만 이번처럼 2인1조로 근무했어야 하는데 책임이 있다. 조금 더 안전을 강화했어야 하는데 소홀했다. 사회복무요원은 당시 배치돼 있지 않았다.
-스크린도어 고장 난 것 몰랐나?
▲역은 알고 있었다. 근데 어떤 고장인지는 몰랐다. 관리를 역에서 하지만 작업을 하러 오시는 분이 어떤 작업 하는 지도 모른다. 유지보지 업체에서 수리하러 오면 그 때부터는 유지보수 회사에서 한다. 그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겠다.
-협력업체 용역 직원 작업하러 오면 어떻게 승인해서 들어오나
▲절차에 따르면 작업하러 오면 전자운영실 가서 통보를 하고 지금 고장이 났는데 점검하려면 들어가야 한다 승인해달라고 한다. 그럼 전자운영실에서 관리실로 통보해서 작업해야 하면 열차를 세운다. 그 다음 작업해야 하는데 관제소에서 그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그 절차를 못한 것이다. 저희도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스크린도어는 어떤 고장?
▲계속 열려 있던 것은 아니고 간간히 열차 들어올 때 센서 오동작 등으로 문이 열리는 문제 있었다.
-열차 운행 중단 안했던 것은 왜?
▲원래 그 작업은 끝난 다음 하는 게 원칙인데, 지금 열차가 운행 중에 해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그럼 전자운영실에 통보를 해주면 다시 관제소로 통보를 해준다. 정 필요하면 뒤에 열차 정지 시켜놓고 센서 수리 얼마 안 걸리니까 고치면 되는데 그게 안됐다. 작업하시는 분들이 전자운영실에 통보를 안 해서 우리가 몰라서 그게 안됐던 거다. 3자 대면을 하던지 더 확인해봐야 한다. 지금까지 파악된 바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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