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누구를 탓하랴.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선수생활 최대 위기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성폭행 의혹으로 미국 시카고 현지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혐의가 확정되면 사법 처리에 앞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미국 일리노이주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6일(이하 한국시간) "강정호가 지난달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를 위해 시카고를 찾았다가 데이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현지 경찰에 따르면 강정호는 지난달 18일 시카고 매그니피센트 마일 지역에 있는 호텔에 한 여성을 불러 술을 먹인 다음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3세로만 밝혀진 이 여성은 '범블'이라는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강정호가 호텔로 불러 술을 권했고 이후 15분에서 20분 정도 정신을 잃은 사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여성은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갈 때까지 완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으며 그로부터 이틀 뒤 병원을 찾아 성폭행 증거 검사를 받아 지난달 말 신고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덧붙였다.
알려진 바로 강정호가 상대여성을 만나는데 사용한 어플리케이션 '범블'은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생긴 데이팅앱이다. 페이스북과 연동해 사용자의 프로필을 만든 후 위치 등을 기반으로 상대에게 프로필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다른 데이팅앱과 구분되는 범블의 특징은 남녀가 상대의 프로필을 보고 마을에 들어 '커넥션'이 만들어 진 이후에는 여성 회원만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이 대회를 시작하지 않으면 커넥션은 24시간 내에 사라진아. 이런 독특한 특징 때문에 범블은 '페미니스트 틴더'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이런 가운데 프랭크 쿠넬리 피츠버그 사장은 "구단 모든 직원과 선수, 코칭 스태프는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함구령'을 내릴 만큼 피츠버그도 이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메이저리그는 지난 2015년 8월 22일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노조가 '가정폭력과 성폭력, 아동학대 방지 협약' 을 발표했다.
이전까지 메이저리그는 대체로 가정폭력, 성폭력 등 사건이 일어나면 사법처리가 나온 뒤 움직였다. 그러나 이후 어느 정도 혐의가 밝혀지면 사무국이 먼저 나서 중징계를 내렸다.
강정호의 경우 그 상황은 더욱 심각할 수 있다.
혐의가 확정되면 방지 협약 발표 후 처음 '성폭력'으로 처벌받는 선수가 되는 불명예를 안는다.
더욱이 사법 처리까지 받으면 장기간 출장 정지가 불가피하다. 사법 처리를 피하더라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징계를 하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출장 정지 기간에는 월급도 받을 수 없다.
강정호는 무릎 부상 후 성실하게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복귀 후 남다른 활약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 왔지만 이번 성폭행 의혹으로 급추락할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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