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북한은 기록적인 홍수로 많은 북한 주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던 시기에 또다시 5차 핵실험을 감행한바 국제사회의 경고나 주민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는 북한 정권의 실상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정권의 이러한 광적인 집착과 의지를 꺾지 못하면 북핵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면서 "국제사회의 의지와 북한의 의지가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더욱 강력한 의지와 인내심을 가지고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네덜란드가 유럽연합(EU) 핵심국가이자 2018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진출이 예정된 국제사회 모범국가로서 앞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은 물론, EU 차원에서 필요한 제재와 외교적 조치가 추진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루터 총리는 "북한 문제에 대한 박 대통령의 깊은 우려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네덜란드는 국제사회가 북핵·북한 문제에 대해 최대한 단호한 입장을 취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 추가 결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EU 차원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및 인권 유린에 대해 북한을 계속 규탄하고 압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핵 비확산 조약 및 더 포괄적인 비확산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 교체)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핵안보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핵 안보 관련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며 "민관 수요에 부합하는 사이버 안보 연구·개발 관련 양자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1961년 수교 이래 55년간 발전한 양국 우호협력관계를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하고, 향후 협력 의지와 방향을 담은 '한·네덜란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간 정책협의회 및 경제공동위원회 정례화, 북한·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강화 의지 재확인 등이 공동성명의 골자다.
특히 양국 정상은 외교부 간 차관보급 정책협의회와 경제공동위원회(신설) 개최를 정례화해 분야별 협력 심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했다. 차기 정책협의회는 내년 한국에서 개최된다.
양국 정상은 또한 "2011년 7월1일 발효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틀 내에서 구축된 제도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무역 촉진 활동 및 협력 등 교역 지원과 경제협력 증진을 통해 양국 간 교역 규모를 확대해 나가자는 목표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아울러 원자력, 스마트농업, 신재생에너지, 창조산업 등 미래 유망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빅데이터 통계 활용,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등 관련 경제분야 5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편 경제협력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원자력 분야의 성공적 협력을 바탕으로 '네덜란드 원자력연구소 연구로 교체사업'까지 협력 관계를 강화해 가자"고 제안했고, 뤼터 총리는 "이번 대표단에 프로젝트 관련 인사들도 포함돼 있으며 한국측과 계속 논의해 가겠다"고 답했다.
네덜란드 원자력연구소 연구로 교체사업에는 우리나라 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지난해 10월 프랑스 및 아르헨티나 업체 등과 함께 사전자격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이날 원전 협력 논의를 통해 우리 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양국 모두 원유 등 천연자원은 부족하지만 정보화시대의 원유라고 할 수 있는 빅데이터 통계처리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산업혁신 연구개발(R&D) 등 창조경제와 신산업 분야에서 좋은 협력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뤼터 총리는 "두 나라가 협력하면 세계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뤼터 총리가 기업 감세, 자율주행차 실증지원 등 전기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노력을 소개하자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전기차·수소차 보급 정책을 소개하고, "특히 수소차는 부생수소를 활용하는 경우 탄소발생이 없는 최고의 친환경차이며 한국이 세계 최초 양산능력을 갖췄다"고 홍보하면서 협력 확대를 희망했다.
아울러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네덜란드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이 공식화된 것과 관련해 뤼터 총리는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이 양국 청년들간 교류 및 이해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으며, 박 대통령은 "오늘 회담결과 중 청년들에게 가장 반가운 성과로 양국간 우호협력관계를 미래에까지 계속 유지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이 미래 신성장 동력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지속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이자 글로벌 이슈에 있어 한목소리를 내는 동반자로서 협력을 가일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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