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 개명 후 최서원)이 지난 30일 귀국했다. '귀국하지 않겠다'던 기존 귀국불가 입장을 전했던 최씨가 갑작스레 자진귀국한 가운데 그 배경과 검찰수사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와 청와대 비서관 교체 요구 등 민심이반 형상이 거세지면서 그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던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령 서울중앙지검장)은 31일 오후 3시 최씨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도록 통보했다. 최씨 담당 이경재 변호사도 예정대로 검찰에 출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최씨가 여러 차례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만큼 예정된 시간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 모처에서 변호인과 함께 검찰조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는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설립 및 기금 유용,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국정농단 의혹 등 두 부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르·K스포츠 재단 강제 모금 의혹과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자료 사전 열람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800억원대 기금 모금에 깊이 개입하고 이들 재단을 사유화했다는 의혹과 함께 개인 회사인 더블루K·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확인할 내용이 방대한 만큼 검찰이 한 차례 조사로 모든 의혹의 사실관계를 규명하기가 쉽지 않아보인다는 견해도 많다. 그럼에도 검찰 내부에선 수사 강도를 높여 최대한 신병 처리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씨가 조사를 받던 중 긴급체포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또한 교육부가 특별감사에 착수한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도 검찰이 집중 추궁할 쟁점중 하나로 예상된다.
최씨는 딸의 입시 관련 자료를 미리 받아보고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최씨의 최측근 '2인방'인 고영태(40)씨와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비롯한 관련자 조사를 통해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할 진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도 유력한 증거물로 확보했다. 해당 기기 안에는 박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200여 건의 청와대 문서가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같은 진술과 물증을 통해 최씨의 혐의를 대략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최씨에게 횡령·배임, 탈세,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 형법의 업무상 비밀누설,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가 거론된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전이라 구체적인 혐의를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최씨는 의혹이 증폭되던 지난달 3일 독일로 떠나 은둔 생활을 하다가 전날 오전 영국 런던발 항공기 편으로 전격 귀국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변호인을 통해 "검찰 수사에 적극 순응하겠으며 있는 그대로 진술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좌절과 허탈감을 가져온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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