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태현 기자] 파리, 모기 등 해충 쫓아내는 데 ‘할미꽃’ 뿌리 사용, 칫솔대용으로 ‘속세’ 줄기 사용, ‘익모초’는 더위를 먹거나 화상에 약초로 활용...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자생생물의 활용가치를 찾기 위해 지난해 강원지역 3곳의 국립공원과 전통마을 조사를 통해 생물자원의 이용에 관한 전통지식 2,500여 건을 발굴했다.
전통지식(traditional knowledge)은 조상 대대로 전해져 내려 온 지식, 기술, 관행 등 지적 활동의 산물을 말한다. 식품, 의약, 농업,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돼 형성돼 있다. 국내에서는 전통적으로 몸의 부기를 제거하거나 이뇨작용을 돕기 위해 사용해 온 옥수수수염으로 음료가 개발돼 시판되고 있다. 또한 설사가 오래 지속될 때 쑥을 우려 꾸준히 마셔 온 전통지식에서 위염 치료에 효능이 있는 성분을 발견해 위염치료제로 개발된 사례가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주)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와 함께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강원권의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국립공원 주변 지역과 사천 갈골마을, 인제 냇강마을 등 총 72개 마을에 거주하는 167명의 현지주민을 면담했다. 전통지식 제공자의 주요 연령대는 70~80대 고령층으로 전체의 85%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를 통해 총 2,495건의 전통지식을 발굴했다.
대표적인 전통지식은 조사 대상 지역에서 최소 70~80년 전부터 삽주, 질경이, 참취, 익모초 등의 식물을 식용 또는 약용으로 이용한 사례들이다. ‘할미꽃’은 화장실에 있는 파리나 구더기를 없앨 때 뿌리를 찧어 물에 타서 뿌렸다. ‘속세’는 다리가 아프거나 신경통이 있을 때 가마에 푹 고아 물을 마시거나 산에 갔을 때 칫솔대용으로 줄기를 사용했다. 배탈, 위장병, 소화불량, 숙취해소로 ‘삽주’ 뿌리를 갈아서 먹거나 달여서 먹었다. ‘참취’도 체했거나 복통이 있을 때 참취의 잎과 줄기를 삶아 먹거나 달여서 물을 마셨다. 화상에는 ‘익모초’의 잎과 줄기를 찧어 환부에 붙이는 등 식물을 활용해 왔음을 밝혀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전통지식은 잠재적 활용가치가 높아 생물자원 산업화에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 자생 생물자원의 전통지식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정리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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