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지난 겨울부터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외교에 큰 공백이 있었다. 요즘 무너진 외교를 정상화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데, 오히려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져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 있는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재독 동포 200여명이 참석한 동포간담회에서 "미국에서도 만나는 분들마다 한국의 촛불혁명에 대해 부러워하며 찬사를 보내주셨다. 이 곳 독일에서도 유력 언론, 디 짜이트(Die Zeit)가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보도했고,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DW)도 '2016년에 일어난 좋은 일들' 세계 10대 뉴스 중, 두 번째 뉴스로 선정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국정농단 사태는 우리 국민들을 부끄럽게 한 일이지만 저는 이런 부끄러움을 세계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승화시킨 우리 국민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국민이 만들어낸 광장민주주의가 외교무대에 선 대통령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방문에 대해 "저의 첫 해외 순방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한미 두 나라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뜻을 같이 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우리의 주도적인 역할과 대화 재개에 대한 미국의 동의와 지지를 확보한 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이다. 북한이 여전히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지만, 한미 간의 공조는 굳건하고 갈등 요인도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동포 여러분께서도 북핵문제와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 저와 새 정부를 믿으시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힘을 실어 주시기 바란다"며 "모레부터 시작되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성과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방인 독일과의 협력도 더 공고하게 다지겠다"며 "메르켈 총리와 일자리 문제를 비롯한 경제통상 분야, 사회·문화 전 분야에서 양국의 유대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방안을 모색하겠다. 이를 통해 우리 동포사회의 위상도 더 높아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저는 해외에 계신 동포 분들을 뵐 때마다 여러분의 조국 사랑에 늘 감동한다"면서 "오늘 파독 광부와 간호사 분들께서도 많이 참석해 주셨다. 이역만리 독일의 뜨거운 막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병원의 고된 일을 감당하신 여러분의 헌신은 대한민국이 기억해야 할 진정한 애국이라고 생각한다"고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재외 동포들을 지원하는 데에도 성심을 다하겠다. 동포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해외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24시간 365일 가동하는 해외안전지킴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현지에서 동포사회의 위상이 높아지고 동포 2세대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겠다"며 "재외동포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고 우수 인재에 대한 장학금 지원사업도 지속해 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후손들의 민족 정체성을 걱정하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다"며 "한글학교를 적극 지원해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끝으로 베를린에 온 감회도 밝혔다. "과거 분단과 냉전의 상징이던 이곳이 평화와 통일의 상징이 되었다"면서 "우리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다. 우리의 미래가 가야할 길"이라며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냉전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나라가 되도록 하겠다. "제 다음 누군가는 통일 한국의 대통령으로 베를린을 방문할 수 있도록 제가 초석을 닦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4박6일 동안 G20 정상회의와 10여개의 양자 정상회담 등 독일 순방일정을 소화한다. 이날 오후 베를린에 도착한 뒤 첫 일정으로 재독동포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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