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었다"며 "미수습자들 수습이 끝나면 세월호 가족들을 청와대로 한번 모셔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중에 이렇게 모시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과의 면담에서 "선체 수색이 많이 진행됐는데도 아직도 다섯 분이 소식이 없어서 정부도 애가 탄다"며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정부는 가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마지막 한 분을 찾아낼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가족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3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세월호를 내려놓지 못하고 가슴 아파하는 이유는 미수습자 문제 외에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라며 "도대체 왜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났던 것인지, 정부는 사고 후 대응이 왜 그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했던 것인지, 그 많은 아이가 죽어가는 동안 청와대는 뭘 하고 있었던 것인지, 너무나 당연한 진상 규명을 왜 그렇게 회피하고 외면했던 것인지, 인양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인지 국민은 지금도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분명한 것은 그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는 참사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선체 침몰을 눈앞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선체 안 승객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응에서도 무능하고 무책임했다"고 질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유가족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지도 못했고, 오히려 국민 편 가르기를 하면서 유가족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겼다"며 "정부는 당연한 책무인 진실규명마저 가로막고 회피하는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 머리숙여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 세월호 희생이 반드시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끝으로 "여러분의 얘기를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 만큼 편하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해달라"며 "국회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전해철·김철민·박주민 의원이 답변할 부분이 있으면 해주고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해양수산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장이 답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면담에는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유가족 대표들은 문 대통령에게 단원고등학교 학생·교사들의 기록을 담은 약전(略傳)과 어머니들이 만든 보석함 기념품과 액자 등을 노란 보자기에 싸서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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