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대통령 취임 후 4개월 만에 러시아를 방문하게 됐다.한국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시기에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그만큼 러시아와의 협력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극동지역은 러시아와의 신동방정책과 한국의 신북방정책이 서로 만나는 공간이다. 동방의 관문인 블라디보스토크는 예로부터 한국과 역사적·문화적으로 인연이 깊은 도시인데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마련된 회담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극동지역 개발 최적 파트너는 바로 대한민국으로, 우리 정부와 기업의 적극 참여와 기여로 극동지역이 역내 평화와 번영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두 정상이 극동개발을 포함해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대폭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한국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출범시켜 극동 개발을 이끌어 나갈 국가적 시스템을 갖췄고, 앞으로 러시아 극동연방관구, 또 극동개발부와 협력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극동개발 협력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푸틴 대통령과 저는 극동지역 내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협력이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금융지원과 투자 컨설팅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며 "극동지역 개발 프로젝트 지원에 초점을 맞춘 20억달러 규모의 투·융자 플랫폼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극동 진출 지원을 목표로 블라디보스토크에 '한국투자기업지원센터'를 설립하기로 하는
한편, 러시아 부총리가 직접 한국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소방안을 모색하는 '한국투자자의 날' 행사도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한국과 유라시아 경제연합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러시아 양국은 물론 한국과 유라시아 국가 간의 협력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기대 속에 공동실무 작업반을 설치해 FTA 체결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저는 러시아 극동 지역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한국의 자본 선진 기술이 결합할 경우 이 지역이 한러 양국의 공동번영을 위한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극동에서 양국 기업 간 성공 사례가 끊임없이 창출돼 협력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우리 기업이 건조해 러시아에 인도한 세계 최초의 쇄빙 LNG운반선은 그간 막연하게 여겼던 북극해 운항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면서 "조선과 에너지 산업간 연계에서 보듯이 양국 협력의 선순환은 교통 인프라, 항만개발, 농수산 등 전통적 분야 아니라 보건의료, 북극개발 등 미래성장동력 확충 분야에서도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 지역이 당면한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도전인 북핵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자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며 "핵과 미사일 개발이 잘못된 길이고 한반도 긴장완화가 시급한 과제라는 데에도 두 정상이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확고한 북핵불용 원칙 하에 UN 안보리 결의 이행과 북한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평가한다"면서 "우리 두 정상은 앞으로 북핵문제와 관련한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저와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와 극동 지역을 연결하는 남북러 3각 협력의 기초를 확실히 다져나가기로 했다"며 "그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핵문제 등으로 진전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만 극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러 양국 간 가능한 사업부터 우선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극동지역 개발이 양국의 번영의 물론 북한의 변화와 참여까지 이끌어내어 향후 본격적인 3각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착실하게 협력 기반을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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