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 배우자인 김정숙 영부인는 2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에 있는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플러싱 한인경로회관을 방문해 300여 어르신들에게 곰탕을 대접하며 따뜻한 고국의 정을 나눴다.
김정숙 영부인은 한인경로회관에 도착한 후 어르신들의 손을 일일이 잡고 인사했으며, 회관 내에는 "감사합니다. 환영합니다"를 외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김정숙 영부인이 준비된 연단에 도착하자, 뉴욕한인봉사센터의 김광석 회장은 식탁에 차려진 곰탕과 곁들여진 김치, 깍두기, 간장게장을 일컬어 '김정숙 여사의 특별한 점심'이라고 소개했다.
김 영부인은 간장게장을 직접 만들어 뉴욕까지 실어온 이유는 외국에 살면 가장 그리워하는 한국음식이자 현지에서 접하기 힘든 음식이기 때문이라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김정숙 영부인은 특히 "두 눈에 가득한 애틋함으로 조국이 잘 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눈에 어른거려 워싱턴에서도 시니어센터를 먼저 찾고, 뉴욕에서도 여기 플러싱의 어르신들부터 뵙고 싶었다"며 "자식 때문에 이역만리 말도 안 통하시는 곳에 이민 오셔서 한국인 특유의 근면과 성실로 설움과 눈물을 극복하고 살아오신 애환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김 영부인은 이어 "각자가 기억하는 한국의 모습은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슬레이트 지붕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즐겁거나 서글프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컬러 TV 앞에 둘러앉아 잘사는 조국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옹기종기 모여 앉아 레슬링 시합을 응원하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지금은 번화가가 된 강남을 끝간 데 없이 이어지는 논밭으로만 기억하기도 할 것이다. 이렇듯 세월이 변하고 한국이 변해도 조국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어르신들 마음은 변함없이 한결같아 늘 고맙다"고 말했다.
김정숙 영부인은 아울러 "전문직, 선출직으로 진출하는 등 미국사회 내 한국교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여망을 대한민국 정부가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영부인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애틀랜틱카운슬이 주관하는 '세계시민상'을 수상한 경위를 소개하면서 "이 상은 지난 겨울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를 외친 우리 국민들을 대표하여 받은 상"이라며 "세계가 한국의 평화적 정권교체와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존경을 표하면서 '대한민국은 최고의 나라'라고 선망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며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정숙 영부인은 또 "빈손으로 그냥 오기보다 청와대에서 김치해가지고 왔다.", "뉴욕의 무는 쓰다고 해서, 단맛 나는 한국 무로 깍두기를 담가왔다.", "조금이라도 푸짐했으면 해서 게장에 새우를 넣어서 많이 해 가지고 왔다"고 하자 어르신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김 영부인은 끝으로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한국과 교민사회의 발전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정숙 영부인이 방문한 플러싱은 1960년대부터 뉴욕으로 온 이민1세대들이 모인 뉴욕 최대의 한인 밀집지로, 65세 이상 어르신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1973년 미 동부 최초 한인사회 전문복지기관으로 설립된
뉴욕한인봉사센터는 이곳 플러싱에 한인경로회관을 두고 15년 전부터 뉴욕 어르신들에게 매일 아침,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또 영어와 미술, 음악, 댄스 등 취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동포 어르신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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