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동료 환경미화원을 살해한 뒤 유기한 이모(50)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경찰은 21일 이씨가 동료 A(59)씨를 살해한 자택과 유기한 뒤 직접 수거한 쓰레기 배출 장소, 쓰레기 소각장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이씨는 자신의 범행을 비교적 덤덤하게 재연했다. 이씨의 자택 안은 쓰레기가 가득했고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했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믿을 수 없는 상태였다.
그는 A씨의 무릎을 굽혀 시신을 쓰레기봉투로 감싸고 테이프로 붙여 "사체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 했다"고 말했다.
현장검증이 진행된 전주시 효자동 이씨의 자택 주변에는 주민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이씨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이씨가 자택에서 검증을 마치고 나오자 이름을 부르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씨는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냐'는 질문과 '금전관계 때문에 살해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닙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이씨는 동료 A(59)씨를 살해하고 유기한 뒤 1년 동안 치밀하게 사건을 은폐해왔다.
전주시 소속 환경미화원 이씨는 지난해 4월4일 오후 6시30분께 전주시 효자동 자신의 집에서 동료인 A(59)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A씨를 살해한 다음 날인 5일 오후 6시께 시신을 쓰레기봉투와 이불로 감싼 뒤 자신이 쓰레기를 수거하는 노선에 버렸다. 이어 6일 오전 6시10분께 자신이 직접 수거해 쓰레기소각장에 유기했고, A씨 시신은 불길에 사라졌다.
이씨는 범행 뒤 완전한 범죄를 위해 치밀하게 사건을 은폐했다.
경기도 광명시 한 병원에서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구청에 A씨 명의의 휴직계를 팩스로 제출한 뒤 A씨 목소리를 흉내 내며 구청에 전화해 휴직을 요청했다.
또 A씨의 딸들에게 3차례에 걸쳐 생활비로 180만원을 보내고, 대학교 등록금을 입금하기도 했다.
A씨의 가족들은 이씨의 치밀한 은폐에 A씨가 살해된 사실을 1년 동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얼굴을 비치지 않는 A씨를 이상하게 여긴 가족이 A씨의 집을 찾으며 덜미가 잡혔다.
집에는 각종 카드 고지서가 쌓여있었고 그 중에는 이씨가 룸살롱에서 A씨 신용카드를 사용한 내역이 있었다. 가족들은 A씨가 평소 유흥을 즐기지 않았다는 점에 의구심을 느껴 경찰에 조사를 요청했다.
가출신고 사건이 강력사건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출발점이었다.
경찰은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신용카드가 사용된 유흥주점 CCTV를 확인했고 이씨에게 소환을 요구했다.
경찰의 최초 소환 요구에 응했던 이씨는 객관적 자료 요구에 압박을 느껴 지난 7일 도주했다.
경찰은 이씨를 추적해 지난 17일 인천시의 한 PC방에서 검거했다.
이씨는 현재 홧김에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채무관계에 의한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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