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어란’은 숭어, 민어 등의 알을 채취하여 만든 전통식품이다. 조선시대엔 궁중 진상품으로 수라상에 올리거나, 국빈에게 대접하던 귀한 음식이기도 했다.
그중 전남 영암의 특산품인 ‘영암어란’을 예로부터 으뜸으로 쳤다. 영암어란은 영산강과 만나는 바다에서 잡은 숭어의 알로 만들며,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명품요리다. 숭어알을 절여 말린 음식(카라스미)은 해산물 요리가 발달한 일본에서도 3대 진미로 꼽힌다.
이런 영암어란 제조의 전통을 계승하며 8대째 가업을 잇는 인물이 있다. 영암군 군서면 신흥동마을의 ‘영암어란 최태근 대표’이다.
(사)대한민국전통명장협회로부터 2016년 ‘대한민국 어란 전통명장’에 선정된 최 대표는 전통방식의 영암어란 제조기술과 노하우를 8대째 이어오고 있다. 직접 낚시로 잡은 ‘참숭어’의 알을 채취하여 염장하고, 햇빛과 차양에 번갈아 말리며 참기름을 발라주는 등 4~6개월에 걸쳐 어란을 생산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수작업을 통해 이뤄진다.
그는 “100% 수작업으로 ‘영암어란 제조 전통’의 명맥을 이어왔다”며 “어란 하나를 만드는데 수백 번의 손이 갈 만큼 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대표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씨 간장’, 간수를 빼고 5년 이상 숙성시킨 천일염, 직접 생산한 ‘유기농 간장·된장·참기름’ 등을 사용하며, 자연건조 및 발효숙성을 통해 어란을 만든다.
또한 그는 숭어의 피를 제거하는 것부터 영암어란의 깊고 오묘한 맛(감칠맛·짠맛·단맛·쓴맛·비린맛·떫은맛·매운맛 등)을 살려내는 기술도 탁월하다.
한마디로 최 대표의 정성, 노력, 경험, 기술력 등에 자연의 햇빛과 바람 등이 더해져 ‘영암어란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실제 8대째 전통을 잇는 장인정신과 제조비법으로 생산한 영암어란 상품은 맛, 품질, 영양, 건강기능성 등이 뛰어나다고 호평이 자자하다. 그 결과 선물용 효도상품·명절상품 등으로 소비자(고객)들의 인기를 끌며, 유명 호텔·백화점·음식점 및 고급 레스토랑 등에도 공급되고 있다.
최태근 대표는 “밤새 숭어를 잡아도 10마리 중 암컷은 1~2마리에 불과할 때도 있다”며 “생산량이 적고 손도 많이 가지만, 작업과정 하나하나가 몸에 뱄으며 성취감이 크다”고 전했다. ‘역사와 전통을 담은 최고급 영암어란을 만든다는 자긍심’, ‘기초부터 완성까지 전반의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숙달된 제조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게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를 토대로 최 대표는 “새로운 맛 개발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영암어란의 제조법을 아들이 전수받아(9대째)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암어란 최태근 대표는 8대째 전통의 ‘영암어란’ 제조기술 계승·발전과 유기농 식품 생산에 헌신하고, 영암특산품 및 전통음식 가치제고를 이끌며, 소비자 안심 먹거리 제공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18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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