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민주주의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동안 우리는 국민주권을 제대로 찾는 정치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왔다. 6월 민주항쟁의 승리로 우리가 직접 대통령을 뽑게 되었고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를 구축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6·10민주항쟁 31주년 기념사를 통해 "평등한 인간관계를 위한 가정과 학교에서의 민주주의는 모든 민주주의의 바탕이 된다"며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 최저생활이 보장돼야 하며 성장의 과실은 공정하게 분배돼야 한다. 경제민주주의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성별이나 장애로 인해 받는 차별은 사라져야 한다"며 "성평등이 실현될 때 민주주의는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태민주주의는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 모든 생명체와 공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생명의 가치를 우선하고 이웃의 아픔에 공감해야 더 좋은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우리가 오래도록 정치민주주의를 위해 힘을 모은 것은 정치적 자유를 통해 더 좋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였다"며 "이제 민주주의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얼굴로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자신의 자리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할 때 6월 민주항쟁도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6월 민주항쟁의 과정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항쟁에 참여했다. 학생들이 앞장서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고 택시기사들은 경적을 울렸다"면서 "어머니들은 총과 방패에 꽃을 달았다. 여고생들은 자신의 도시락을 철제문 사이로 건네주었다. 상인들은 음료와 생필품을 보내왔다. 회사원들은 군중을 향해 꽃과 휴지를 던져 응원했다"고 했다.
또 "언론출판인들은 진실을 왜곡하는 보도지침을 폭로했다. 노동자들은 잔업을 끝내고 나와 철야시위와 밤샘 농성에 함께 했다"면서 "학생, 시민, 노동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가진 것을 나누며 자신의 민주주의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잘 가꾸어야 한다. 조금만 소홀하면 금세 시들어 버린다"며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역사적 시간과 공간을 되살리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며 "2001년 여야 합의에 의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을 제정하고 '민주화운동기념관' 건립을 추진해온 것도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국민들과 나누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시민 사회의 오랜 노력으로 사회적 여론이 조성되었고 정부가 지원을 결정했다"면서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서는 고문과 불법감금, 장기구금과 의문사 등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많은 분들의 절규와 눈물이 담겨있다. 그 대표적인 장소가 남영동 대공분실"이라고 설명한 뒤 "민주주의자 김근태 의장이 고문당하고, 박종철 열사가 희생된 이곳에 민주인권기념관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 만들어지는 '민주인권기념관'은 아픈 역사를 기억하며동시에 민주주의의 미래를 열어가는 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비롯해 공공기관, 인권단체들, 고문피해자와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이 이 공간을 함께 만들고 키워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함께 우리 국민 모두의 소망이었던 한반도 평화가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에게 평화는 민주주의와 한몸이다. 민주주의의 진전은 평화의 길을 넓히고 평화의 정착은 민주주의의 토대를 더욱 굳건히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6.10 민주항쟁에서 시작해 촛불 혁명으로 이어져온 국민 주권 시대는 평화의 한반도에서 다양한 얼굴의 민주주의로 실현될 것"이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지켜가고 만들어가는 민주주의를 응원한다. 정부도 더 좋은 민주주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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