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전해원 기자] 우리사회 미혼모와 미혼부가 직장, 관공서, 학교 등 일상생활 공간에서 만나는 차별과 불편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6월 29일부터 여가부 대표홈페이지에서 미혼모·미혼부 당사자 또는 일반시민들이 직⸳간접적으로 겪은 불편과 차별의 구체적인 사례를 접수받았다. 또한 미혼모·미혼부를 위한 전국 83개 시설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미혼모·미혼부들은 ‘비정상’으로 분류되며 겪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따돌림에 힘든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후조리원에서는 나이가 어리고 남편도 없는 산모라고 주변 산모들이 같이 대화도 하지 않고 밥을 먹을 때 끼워주지 않는다는 사연, 나이가 어려보이는 여성이 아이를 안고 길을 가거나 낮 시간에 밖에 있다고 ‘뭐야, 학교도 안 갔어?’, ‘사고 친 건가? 엄청 어려 보이는데?’라고 주변에서 수군거린다는 사연 등이 있었다.
학교나 관공서, 병원 등 공개된 공간에서 개인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 것도 크게 불편을 겪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학교에서 부모참여수업이나 가족여행으로 부모 둘 다 참석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하거나 한부모인 것이 알려져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는 사연, 주민센터에서 상담을 받는데 공개된 장소에서 상담원이 내가 미혼모인 사실을 큰 목소리로 얘기해 당혹스러웠다는 사연 등이 있었다.
사회적 편견이 바로 직접적인 차별로 이어진 경우도 많았다. 구직활동 시 면접관이 등본을 보며 ‘혼자 아이 키우는데 직장생활 제대로 할 수 있겠냐’라고 묻거나 질문의 80%가 ‘왜 혼자인지, 아이는 혼자 어떻게 키울 것인지’ 등이 있었다.
여가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혼모·부의 일상 속 차별과 불편 사항을 10월 2일까지 접수받아 이를 행정안전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오는 8월부터는 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집중 전개할 예정이다.
이숙진 여가부 차관은 “모든 형태의 출산이 존중받을 수 있는 문화 정착을 위한 인식개선 작업과 함께 미혼모·부가 겪는 일상 속의 차별과 불합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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