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원룸에서 함께 살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20대 남녀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13일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이모(23)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 5월12일 오전 9시께 군산시 소룡동의 한 원룸에서 A(23·여)씨를 수차례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의 시신을 같은 날 군산시 나포면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A씨의 시신을 옮겨 재차 유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 지인을 통해 첩보를 입수한 뒤 수사에 착수해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6명은 지난 3월부터 군산시 소룡동의 한 원룸에서 함께 살았다.
A씨는 이 곳에서 살림살이를 담당했다. 그녀는 지적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등 2명은 사건 당일 A씨가 제대로 살림을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했다. 폭행은 A씨가 사망에 이를 때까지 이어졌다.
집 주인이었던 최모(26)씨는 당시 방 안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최씨는 이씨가 A씨를 살해한 사실을 알고 범행 은폐를 모의했다.
A씨와 함께 살았던 최씨 등 5명은 그녀의 시신 유기를 결정하고 야산에 매장했다.
경찰은 이씨 등 5명에게 A씨에 대한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A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이씨 등 2명이다.
추가 범행이 없었다면 최씨 등 3명이 시신유기에 가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이들은 사건 당일 A씨의 시신을 이불로 감싼 뒤 원룸을 빠져 나와 군산시 나포면의 한 야산에 매장했다.
또 지난 6월 말 시신을 군산시 옥산면의 한 야산으로 옮겨 재차 매장했다.
당시 비가 내려 시신이 들어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매장 때는 김장용 비닐봉투로 시신을 감싸고 여행용 가방에 넣어 매장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와 최씨 등이 A씨를 상대로 지속적인 폭행과 학대가 있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 조사 결과 이씨 등은 A씨의 시신을 유기하기 전 화학약품을 부어 훼손한 의혹도 받고 있다.
A씨의 시신이 발견되도 누구인지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피의자 5명 중 일부는 "황산을 부어 시신을 훼손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시신 훼손 여부에 대해서는 부검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진술이 있었지만 시신의 부패가 심해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부검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6명은 방 2개, 거실 1개가 있는 작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했다.
집 주인은 최씨였다. A씨는 최씨의 아내인 한모(23)씨의 친구로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살았다.
최씨는 유흥주점에서 웨이터로 일했고, 한씨는 노래방 도우미로 일했다. 동거인이었던 이씨 등 3명은 최씨에게 1달에 10만원씩 생활비를 지불했다.
A씨는 생활비를 감면받는 대신 살림살이를 담당했다.
경찰은 이들이 이곳에서 인터넷 중고 물품을 거래하며 사기행각을 벌인 정황을 포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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