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천련 기자] “실과 교과서에 저녁 모습을 묘사한 삽화에서 다른 가족은 앉아있고 엄마가 과일을 가져오는 장면이 있다. 이러한 장면을 모두가 같이 앉아서 먹고 있거나 저녁 준비하는 엄마 도와드리기는 부모님 도와드리기로 그림과 말이 바뀌면 좋을 듯하다.”
“태권도, 축구, 스키를 설명하는 사진에는 남성만, 무용 사진에는 여자만이 있는 경우가 있다. 체육 종목에서도 은연 중에 남자와 여자의 종목을 정하고 남자는 무용을 하면 안 되고 여자는 태권도를 하면 안 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쉽다”
“남자 못지않게 열악한 상황에서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하신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많은데 여성 독립 운동가들에 대한 소개를 교과서에 많이 다뤘으면 한다. 아울러 비전투 여성 독립 운동가들을 남성 독립 운동가들의 조력자였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내용도 수정해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교과서의 성차별적 표현 개선방안에 대해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온라인 국민참여 공모 ‘바꾸면 쓸모 있는 성평등 교과서’를 진행하고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국민들이 꼽은 교육자료의 성차별 표현으로는 여성과 남성의 특성, 역할, 직업, 외모 등에 관한 ‘성별 고정관념’이 총 614건(68.7%)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국어 교과서에 ‘남성적’ 어조와 ‘여성적’ 어조를 구분해서 설명, 실과 교과서에 자녀를 돌보거나 식사 준비하는 일을 여성만 수행하는 것으로 묘사, 체육교과서에 의사는 남자로 기상캐스터·간호사는 여자로만 그려져 있는 것 등 성별에 따라 특성, 역할, 직업을 구분하는 사례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밖에 독립운동가 등 역사적 위인을 소개할 때 여성을 포함하지 않거나 남성 위인의 조력자로만 소개, 교과서의 성희롱·성폭력 예방 관련 내용에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한 방법 위주로 설명돼 있는 것을 바꿔야 한다는 등의 제안이 280건(31.3%)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공모는 지난 8월 20일부터 9월 7일까지 국민들이 초·중·고등학교 교과서, 학습지, 유아용 교재 등 각종 교육 자료에서 찾은 성차별 표현과 이를 성평등하게 바꾼 표현을 댓글로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총 894명의 국민이 참여했다.
이건정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이번 온라인 국민참여 공모를 통해 교육자료에서 조차 성별 고정관념에 따른 표현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아동·청소년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중받으면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성평등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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