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9일 심 선수 측 변호인에 따르면 심 선수는 지난달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조 전 코치에 대한 고소장을 추가로 제출했다. 여기에는 자신이 2014년께부터 조 전 코치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4년 당시 심 선수는 만 17세로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고소장에는 당시 시작된 성폭행이 지난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 남짓 앞둔 1월 중순까지 계속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심 선수 측은 고소장을 통해 조 전 코치가 초등학교 때부터 절대 복종을 강요했고, 주변에 알리지 못하도록 협박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심 선수는 변호인을 통해 "지도자가 상하관계에 따른 위력을 이용해 폭행과 협박을 가하고, 약 4년간 상습적인 성폭행을 해온 사건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묵과해서는 안될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피해 사실이 밝혀질 경우 국가대표 선수로서, 여성 피해자로서 당할 추가적인 피해와 혹시 모를 가해자의 보복이 너무 두려워 모든 일을 혼자 감내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이 전날인 8일 보도되자 폭행 사건이 알려진 후 지난달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조재범 코치를 강력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동의하는 사람 수가 급격히 늘면서 이날 오후 6시25분 기준 176,465명 돌파했다.
현재 조재범 전 코치는 성폭행 부분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편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여자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22·한국체대)가 조재범(38)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추가 폭로와 관련,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러한 내용의 '체육계 성폭행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밝혔다.
노 차관은 "조재범 코치의 상습 성폭력 보도를 접하고 이같은 사건을 예방하지 못하고 선수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정책 담당자로서 피해 당사자와 가족,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그동안 정부와 체육계가 마련해 왔던 모든 제도와 대책이 사실상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모든 제도와 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생각"이라며 사과했다.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더욱 강화하고 성폭력 가해자는 체육관련 단체에서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현재 강간, 유사 강간 및 이에 준하는 성폭력의 경우에 영구제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중대한 성추행의 경우에도 영구제명하는 등 영구제명의 대상이 되는 성폭력의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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