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45년이 넘는 세월동안 꽃과 사랑에 빠져 동고동락해 온 ‘한국꽃꽂이 대한명인 1호 강용순 명인’의 삶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난다. 후각으로 맡을 수 있는 향이 아닌 세상을 꽃처럼 아름답게 만들고자 하는 그녀의 열정·연륜에서 느껴지는 추상적인 향이다.
결혼 후 남편을 내조하며 두 아이의 엄마로 단란한 가정을 꾸려온 그녀는 20대 후반 한국꽃꽂이의 매력에 빠져 꽃꽂이 연구, 작품 활동, 후학양성 등에 정성을 쏟아왔다.
그러면서 한국꽃꽂이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자 매년 전시회를 개최하고, 꽃 예술문화 계도(啓導)에 적극 앞장섰다.
▲(사)화공회 전시회(79회·1975~2009) ▲볼쇼이아이스쇼 무대공간 장식(1995~2011) ▲(사)화공회장협회 전시회(2012) ▲뉴욕 나비박물관 한국꽃꽂이 전시회(2014) 등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이처럼 ‘한국꽃꽂이의 맥을 잇고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오롯이 외길을 걸어왔던 그녀가 지난 2015년 한국꽃꽂이 명인(대한민국 대한명인 제15-42) 반열에 오른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런 강 명인은 우리나라에 ‘꽃꽂이’라는 단어를 처음 선보이고, 외교대사 부인들에게 한평생 꽃꽂이를 가르친 (사)화공회 故임화공 이사장에게 배움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꽃꽂이는 조선백자에 작품이 연출되어야 완성도가 높다’는 故임화공 이사장의 지론을 받들어 손수 도자기를 구워내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60년 전통의 화공회에서 수학한 회장들로 구성된 (사)화공회장협회 초대이사장을 지내며 협회를 명망 높은 꽃 예술단체로 자리매김 시켰다.
(사)화공회장협회는 한국 화예의 맥을 계승·연구·개발하고자 설립된 단체로 백자·고목·화대를 특징적으로 사용하면서 한국적인 정서의 화예작품을 표현해왔다.
이외에도 (사)자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부회장, 화예학회 이사 및 감사, (사)화공회장협회 화강회 회장 등을 맡아 꽃 예술문화 진흥에 힘써온 그녀는 (사)자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 자연예술문화상(2015), (사)한국예총 초대작가전 대상(2015)을 수상하며 그 간의 공로를 높이 인정받았다.
강용순 명인은 “첫 제자가 40년 넘게 떠나지 않고 곁에 있다는 사실이 가장 행복하다”며 “내가 꽃을 꽂고 있었지만 실은 꽃이 나의 인생을 이끌어주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한국꽃꽂이는 예의범절까지도 느낄 수 있는 자연예술의 결정체”라며 “한국꽃꽂이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그날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며, 손으로 표현하는 한국꽃꽂이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그녀야말로 진정한 예술인이었다.
한편, 한국꽃꽂이 대한명인 1호 강용순 명인은 꽃 예술문화 진흥과 화훼기술 경쟁력 강화에 헌신하고, 창작·전시 활성화 및 후진 양성을 이끌며, 한국꽃꽂이 위상제고와 화훼산업 발전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19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인물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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