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경희 기자] 2017년부터 독일에 한국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해오고 있는 ‘대한독립영화제’가 관객들을 만난다.
주독일 한국문화원은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베를린의 유서 깊은 예술영화 전용관인 바빌론 극장(Babylon Kino)에서 ‘대한독립영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한국 독립영화 6편과 다큐멘터리영화 2편 총 8편을 상영한다.
최근 독일에서 개봉한 <기생충>이 현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극장가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영화제는 상대적으로 접할 기회가 적은 한국 독립영화를 현지 관객들에게 소개한다.
한가람 감독의 <아워 바디>가 시작을 알린다. 이 작품은 불확실한 미래에 지친 한 여성이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모습, 몸의 변화가 마음의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미스터리 펑키 코미디 장르라는 독특한 영화 <메기>도 관객들을 만난다. 이 작품은 성관계를 ‘불법촬영’한 엑스레이 사진 한 장으로부터 시작된다. 제목 <메기>는 어항 속 물고기로 이 영화의 화자를 나타낸다. 한국 독립영화계의 스타 이주영, 구교환의 찰진 호흡도 놓치기 아깝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어느덧 30년이지만 한국은 여전히 분단의 장벽 속에 갇혀 있다. 옴니버스 영화 <우리 지금 만나>는 통일을 주제로 ‘사랑, 갈등, 소통’에 대한 이야기 세편을 담아냈다.
올해 한국 독립영화는 보살핌이 필요한 미성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가 많다. 그 중 김보라 감독의 <벌새>가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에 이어 이번에도 독일 관객들과 만난다. 이 작품은 1994년을 배경으로 1초에 90번 날갯짓을 하는 벌새처럼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 14살 소녀 은희의 일상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또한 <영주>는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부모를 잃고 동생과 힘겹게 살아가던 ‘영주’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따뜻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용서와 치유, 애도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제에서는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들을 만나는 시간도 마련된다. 31일에는 <아워 바디>의 한가람 감독이, 11월 3일에는 영화 <메기>의 이옥섭 감독과 구교환 배우가 관객들과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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