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97명의 주민 중 26명이 암 판정을 받아 14명이 사망했다. 원인 모를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에 대해 "인근 비료공장의 연관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4일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가진 ‘장점마을을 환경부 역학조사 최종발표회’에서 “인근 비료공장과 주민 암 발생간의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이 같은 결론에 도출되자 장점마을 주민들은 해당 업체는 물론 관리 감독 소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북도와 익산시를 질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전북도와 익산시가 해당 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이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해 주민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KT&G가 담배잎찌꺼기인 연초박을 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치며 공식 사과와 함께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연초박은 비료관리법에 의해 부산물비료 중 가축분퇴비 및 퇴비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장점마을 인근에 위치한 업체는 KT&G에서 반출된 2242t의 연초박을 유기질 비료의 원료로 불법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연초박은 연소 과정에서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특이니트로사민에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 물질로 지정한 NNN(Nicotine-nitrosamine nitrosonornicotine)과 NNK(N-nitrosamine ketone)를 함유하고 있다.
이 물질은 사람에게 폐암과 비강암, 구강암, 간암, 식도암, 췌장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초박은 또 과열 과정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를 발생시킨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역시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Benzo pyrene)을 함유하고 있어 폐와 피부에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이 물질에 단기간 노출될 경우 눈과 피부 자극, 어지러움, 구토, 염증 반증이 나타나며 장기간 노출되면 폐와 방광, 위장관의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간과 신장 손상, 심혈관계 이상으로 인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물질이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에는 또 나프탈렌과 안트라센(Anthrancene)은 함유하고 있다.
안트라센과 벤조피렌은 동물과 사람에게 알레르기 피부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나프탈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피부 홍반과 염증을 일으키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물질이 사용된데 대해 주민들은 14일 환경부의 역학조사 최종발표회가 열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입장 발표를 갖고 KT&G 사업장 폐기물인 연초박이 암 발병의 원인이라고 규정하며 공식사과와 함께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환경안전건강연구소는 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를 통해 연초박을 퇴비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 검토, 철저한 사후 관리 등의 개선 방안 마련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연초박은 폐기물관리법 및 비료관리법 등에 따라 재활용될 수 있다”며 “관련 법령을 준수해 법령상 기준을 갖춘 폐기물처리시설인 비료공장을 통해 적법하게 매각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익산시는 환경부의 최종 결론과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들여 장점마을을 친환경 마을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마을 전체 97명의 검진비를 지원하고 암 판정을 받은 주민들에게는 치료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익산시는 이 마을 97명의 주민 중 26명이 암 판정을 받아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확정한 상태다.
또 장점마을 환경오염 실태조사와 함께 정화 작업을 통해 청정마을로 조성하고 침적먼지 제거, 농배수로 준설, 주거환경 정화작업 등을 병행한다.
아울러 기존 비료공장 부지 내 매립된 폐기물도 신속히 처리해 주민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분노와 걱정을 이해한다”며 “장점마을 사태의 원만한 해결과 청정마을로의 변화를 도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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