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제주 서귀포시의 한 빌라 화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4명의 사망 원인은 전형적인 '화재사(火災死)'라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6일 서귀포경찰서는 제주대학교 의과전문대학원 법의학팀과 함께 A(40)씨와 아내, 어린 자녀 2명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기도와 폐에서 유독가스 흔적이 확인되는 등 전형적인 질식에 의한 사망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약물 복용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최종 감정 결과는 열흘 정도 뒤에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사망가능성은 배제한 상태"라며 "약독물 및 알코올 검사는 확인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일 오전 3시52분께 서귀포시 서호동의 빌라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연기와 냄새가 퍼지자 이웃주민들이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은 집 안방에서 일가족 4명이 누워있는 것을 발견,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사망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발견 당시 의식이 없었으며, 시신 대부분이 화상을 입은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1차 감식 결과, 불은 집 내부 주방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수거한 가스레인지와 공기배출 장치인 후드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외부 출입 흔적이 없고 범죄나 방화 가능성이 낮은 것을 고려해 피해자들 모두 연기를 들이마신 후 의식을 잃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검 결과가 '유독가스 질식에 의한 사망'으로 나온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피해자들의 사망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약물 복용 여부 등 검사 결과가 나오면 사인을 더욱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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