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균희 기자] 뻐꾸기가 직선거리로 약 1만km 떨어진 아프리카 대륙까지 이동해 겨울을 보낸 후 여름철 우리나라로 돌아와 번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뻐꾸기의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두견이목 두견이과에 속하는 뻐꾸기는 탁란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번식하는 종으로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에 널리 서식한다. 우리나라에는 5월부터 날아와 번식한다. 탁란은 번식 개체가 스스로 기르지 않고 다른 종 혹은 다른 개체의 둥지에 알을 낳아 다른 개체가 자신의 새끼를 기르게 하는 번식 방법.
대표적인 여름철새인 뻐꾸기의 이동경로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철새가 아프리카까지 이동해 월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최초 사례다.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뻐꾸기의 이동경로 연구를 위해 지난해 5∼6월 경기도 양평군, 전라남도 무안군, 제주도 서귀포시 등에서 포획한 뻐꾸기 10마리에 위치추적용 발신기를 부착해 경로를 추적했다.
이 중 6마리가 지난해 8월 말과 9월 초 서해를 건너 이동을 시작해 중국 장쑤성, 미얀마, 인도를 거친 후 아라비아해를 횡단한 것이 확인됐다.
6마리는 10월 초 아프리카 동부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1만1,000km를 이동한 후 탄자니아, 모잠비크, 케냐 등지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마리는 겨울을 동아프리카에서 보낸 후 4월 중순 우리나라로 이동을 시작해 가을 이동과 유사한 경로를 따라 5월 말 지난해 번식했던 지역으로 되돌아 왔다. 3마리가 우리나라와 아프리카를 왕복으로 이동한 거리는 모두 2만km 이상이다. 이 중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뻐꾸기는 2만 4,012km 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월동지로 이동하는 가을에 비해 번식지로 이동하는 봄에 훨씬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가을 이동기간은 평균 77일로 일일 평균 약 142km를 이동했다. 우리나라로 되돌아온 봄 이동기간은 평균 51일, 일일 평균 약 232km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발신기를 부착한 10마리 중 아프리카까지 신호가 수신된 것은 6마리,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신호가 수신된 것은 3마리로 나머지는 이동 도중 죽은 것으로 공단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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