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지영 기자] 자동차 배출가스 인증시험시간 약 20분 중 저감장치가 정상 작동되다가 이후 성능이 낮아지도록 관련 부품을 설계했다면 배출가스를 불법 조작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피아트사 경유차 2종인 짚 레니게이드, 피아트 500X의 배출가스 인증 취소 처분이 위법하다는 수입 판매 A회사의 행정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자동차 배출가스 인증제도는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성능을 전문인증기관이 검사해 배출가스 허용기준에 맞게 작동되고 있음을 인증해 주는 제도다.
행심위는 A회사가 제출한 배출가스 인증 신청서류에는 저감장치 작동방식에 대한 설명이 없었던 점, 엔진 시동 후 23분이 지난 시점부터 저감장치 기능을 낮추도록 한 소프트웨어가 엔진 사고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이어 A회사가 당초 인증 받을 수 없었던 해당 차량에 임의 설정된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인증을 받은 것으로 이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피아트사 차량을 수입 판매하는 A회사는 2015년 3월경 전문인증기관으로부터 경유차 2종의 배출가스 인증을 받아 국내에 판매해 왔다.
그러나 인증기관은 인증시험 때와는 다르게 실제 운행 시 배출가스 저감장치(EGR) 가동률을 낮추거나 중단시키는 등 배출가스 불법 조작이 임의로 설정됐다며 해당차량에 대한 인증을 취소했다.
이에 A회사는 해당차량에 설치된 소프트웨어에는 인증시험과 일반 도로주행의 경우를 구별하는 기능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엔진 시동 후 23분이 지난 후부터 저감장치 가동률을 낮추도록 한 것은 엔진과 탑승자 안전을 보호하기 위함으로 인증취소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권익위 김명섭 행정심판국장은 “최근까지도 수입 경유차의 배출가스 불법 조작과 관련된 적발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이번 결정이 점점 심각해지는 대기환경 오염문제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행정청의 처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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