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지영 기자] 조선시대 후기 국가 천문기관인 관상감(觀象監)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기록이 200년 만에 복원됐다. 관상감은 현재의 기상청이다.
국가기록원은 조선시대 관상감에서 조선과 중국의 역서(曆書) 내용을 대조해 우리나라에 맞게 분석한 내용을 담은 '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觀象監淸鄕曆考準謄錄)'을 복원했다고 30일 밝혔다.
역서는 일 년 동안의 월일, 절기, 특별한 기상 변동 따위를 날의 순서에 따라 적은 책이다. 2015년 개인이 소장한 병풍을 수리하던 도중 병풍의 나무틀에서 조각난 상태로 발견돼 기상청에 기증됐다.
'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은 임금에게 보고한 공문서 ‘관상감계목(觀象監啓目)’을 시기 순으로 그대로 옮겨 적은 기록이다. 1년에 1회 작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상감계목은 고종 33년(1892년) 한 해에 대한 역서로서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 중이다.
이번에 복원된 기록은 정조 14년(1790)부터 고종 27년(1890)까지 100년 사이의 기록 중 25건으로 이는 조선시대 천문학과 당시 관상감의 활동을 알 수 있는 역사 자료로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에는 중국의 역서와 절기 시각과 날짜, 합삭(合朔)·현(弦)·망(望) 시각 차이와 원인, 중국과 차이가 있을 때 우리나라의 역서를 기준으로 하라는 의견 등이 기록돼 있다. 합삭은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들어가 일직선을 이루는 때, 현은 상현과 하현, 망은 태양, 지구, 달이 순서대로 한직선 위에 놓이는 때다.
이번 작업은 복원 처리, 복제본 제작 등 약 4개월에 거쳐 완성됐다. 신청 당시 ‘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은 수십 장으로 조각난 상태였으며 수침과 곰팡이 오염의 흔적과 결실 부위도 많았다.
국가기록원 복원팀은 조각을 일일이 맞추어 14장의 온전한 기록을 완성하고 오염물질 제거 후 천연 염색한 한지를 이용해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복원 결과 기록의 가장자리에 5개의 책 구멍이 발견돼 원본은 책자 형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복원된 ‘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은 30일 개관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기상 역사박물관인 국립기상박물관(서울시 종로구 소재)에 전시돼 11월부터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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