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오늘 우리는 현충일 추념식 최초로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 부산 UN기념공원을 화상으로 연결해 자유, 평화, 민주, 인류애를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을 기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통해 "국립서울현충원에는 독립유공자와 참전용사, 전임 대통령들과 무명용사들이 잠들어 있고,국립대전현충원에는 독립유공자와 참전용사뿐 아니라 독도의용수비대,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천안함의 호국영령이 계시다. 우리의 평범한 이웃이었던 분들도 두 현충원에 함께 안장되어 있다"면서 "소방공무원과 경찰관, 순직공무원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고, '의사상자 묘역'을 따로 만들어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부산 UN기념공원은 세계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연대와 협력의 상징이고 세계에서 유일한 곳이다. 애국심과 인류애로 우리는 무력도발과 이념전쟁에 맞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오늘 저는 순국선열, 호국영령, 이웃을 위해 희생한 분들과 함께 UN 참전용사들을 생각하고 한 분 한 분, 잊을 수 없는 애국심을 보여주었고 대한민국의 뿌리가 되어주었다"고 순국선열·호국영령·UN 참전용사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에 진심으로 존경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선열들의 애국심 위에 서 있다. 독립과 호국의 영웅들은 대한민국을 되찾았다"며 "어머니와 아버지는 헌신으로 가난을 극복했고, 아들, 딸은 스스로를 희생하며 인권과 민주주의를 발전시켰고 그 숭고한 희생 위에서 오늘의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주인공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가치와 질서를 스스로 만들어가며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 극복을 위해 생활의 불편을 견뎌주시는 국민들, 방역과 백신 접종 현장에서 헌신하며 최선을 다하고 계신 방역·의료진 역시 이 시대의 애국자가 아닐 수 없으며 애국은 또한 이웃에 대한 사랑, 나라에 대한 사랑에서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넓어졌다"며 "그것을 가 극적으로 체험한 나라가 대한민국이고 유엔 참전용사들은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들어보지도 못한 나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땅에 왔다.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지켜낸 최고의 애국이었다"라고 추켜세웠다.
또 "지금 세계는 코로나와 기후위기같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지구 차원의 공존을 모색해야 할 때"이라면서 이제 애국심도, 국경을 넘어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01년, 일본 도쿄 전철역 선로에서 국경을 넘은 인간애를 실현한 아름다운 청년 이수현 씨를 거명 "언젠가 한일 양국 협력의 정신으로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국가보훈처 창설 60주년을 맞았으며, 국가유공자에 대한 진정한 보훈이야말로 애국심의 원천"이라고 거론한 뒤 "국가가 나와 나의 가족을 보살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국가를 위해 몸을 바칠 수 있다. 정부는 국가보훈처를 장관급으로 격상했고, 보훈 예산 규모도 해마다 늘려 올해 5조 8천억 원에 이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장기간 헌신한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들이 생계 걱정 없이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대군인 전직 지원금'을 현실화할 것"이라며 "보훈 급여금으로 인해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고,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의 가치가 묻혀 버리는 일이 없도록 바로잡겠다"고 장기간 헌신한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광주의 계엄군 병사가 유족을 만나 직접 용서를 구한 일은 매우 역사적인 일이며, 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추모제에 최초로 여야 정치인이 함께 참석한 일도 매우 뜻깊다. 진실이 밝혀지고 용서와 치유가 이어지면서 우리는 서로를 더욱 존중할 수 있게 되었다"며 "4월의 제주, 5월의 광주, 6월의 현충원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하나의 마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얀마 국민에게는 연대와 우애의 마음도 보냈다. 문 대통령은 "5월 광주가 마침내 민주화의 결실을 맺었듯, '미얀마의 봄'도 반드시 올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개최된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평화와 번영, 민주와 인권의 한미동맹을 더욱 포괄적인 동맹으로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고 외국 정상으로서는 최초로 고 미국 정부가 한국전쟁 참전 영웅에게 드리는 명예훈장 수여식에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하며, 참전 영웅들을 최고로 예우하는 미국의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사일 지침 종료'와 관련 "미사일 주권을 확보했다는 의미와 동시에 우주로 향한 도전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뜻한다"며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우주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우주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저는 강력한 ‘백신동맹’으로 코로나를 함께 극복하기로 했고, 대화와 외교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길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향해 다시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은 △현충문 초병 근무 교대식 △개식 선언 및 조기 게양 △묵념(전국 사이렌 울림) △국민의례 및 헌화·분향 △편지 낭독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 △대통령 추념사 △현충의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이 입장한 후 본행사 시작에 앞서 이번 추념식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현충문 초병 근무 교대식이 펼쳐졌다. 의장병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경례를 시작으로 절도 있는 동작을 선보이며 국가를 위한 헌신에 최고 예우를 담았다.
이번 추념식을 위해 정부는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노고를 표현한 기념패를 특별 제작했다.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이 일체의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했던 '9·19 군사합의'를 기억하는 의미로 전방 철책 제거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철조망을 활용해 만들었다.
기념패 모양은 태극과 단청 문양을 조화함으로써 우리 고유의 문화와 민족을 나타냈고, 과거 국가를 위한 희생에 감사와 존경을 표함에 더해 이를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다짐을 상징한다. 하단에는 문 대통령의 친필로 '이땅에 다시 전쟁의 비극은 없습니다'고 쓴 문구가 새겨져 있다.
정부는 이 기념패를 제단에 헌정하고 향후 외국 정상이 방한해 현충원 참배 요청시 해당 국가의 현충탑에 헌정하는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다. 국가를 위한 희생에 대해 전세계가 그 가치를 인정하고 경의를 표할 수 있는 의식으로 발전시키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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