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삶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온 환자들을 보살피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활동에 30년간 헌신했다. 그것이 곧 ‘하화중생(下化衆生)의 길이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자비행이며, 상구보리(上求菩提)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하면서 수행과 돌봄에 지극정성을 쏟았다.
더불어 수많은 불자들과 후원자, 자원봉사자, 의료인 등의 뜻을 모아 한국불교계 최초의 호스피스·완화의료기관인 ‘정토마을자재병원(前 정토마을자재요양병원)’도 설립·운영해왔다.
바로 ‘재단법인 정토사 관자재회(www.jungtoh.org) 이사장’을 맡고 있는 ‘능행 스님(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장)’의 이야기다.
능행스님은 1995년 불교봉사자 15명과 ‘자비회’를 결성하며 호스피스 활동에 본격 나섰고, 한 비구 스님과의 인연으로 1997년부터 ‘정토마을 호스피스센터 설립 모금 운동’을 추진했다. 폐암 말기의 비구 스님이 “불교인들을 위한 호스피스병원이 없다. 스님과 불자들이 편히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병원을 꼭 지어 달라”고 부탁해서다.
이후 능행스님은 ‘전국 탁발순례’로 모금운동을 펼쳤고, 2000년 충북 청주에 ‘불교계 최초의 독립형 호스피스시설’을 조성했다.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이 15개 병상 규모의 ‘정토마을 호스피스센터’를 일구고 13년간 무료로 운영하며, 2002년부터는 ‘완화의료 전문병원 건립 계획’도 세웠다.
또한 ▲2003년 천일기도회 봉행 ▲2005년 건립부지 매입(1만평) ▲2008년 모금운동 시작 ▲2011년 기공식 개최 등을 통해 2013년 ‘정토마을자재요양병원’이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에 설립됐고,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범사업기관 선정’ 등을 거쳐 올해부터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병원’으로 거듭났다.
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2천887㎡) 규모에 내과, 가정의학과, 한방과 등 양·한방 협진체계를 갖춘 ‘정토마을자재병원’은 현재 ‘일반병동(1층)’과 ‘불교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병동(2·3층)’으로 나눠져 있다. 특히 불교계에서 유일한 ‘독립형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을 운영하며,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료기관 인증’도 받았다.
그러면서 ‘사랑이 곧 치유입니다’를 미션으로 제시하고 ▲자비사상과 생명존중을 실천하는 병원 ▲수행과 돌봄이 하나 된 병원을 지향하며, 각종 암과 난치병 등 말기 환자들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심리적·영적 고통완화를 위한 의료서비스 제공 및 총체적인 돌봄에 정진하고 있다.
이처럼 ‘정토마을 자재병원’을 반석 위에 올린 능행스님은 ‘불교호스피스·완화의료’ 분야의 선구자로 꼽힌다. 임종을 앞둔 환자와 그 가족들을 극진히 돌보면서 완화의료의 중요성을 일깨운 공로로 2021년 ‘대통령 표창’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 <이 순간>, <숨> 등이 있다.
나아가 능행스님은 울주군 정토마을에 ▲마하보디교육원(임상인력양성교육기관) ▲금차원(기숙사) ▲간월사(불교사원) 등의 건립으로 ‘보리심’을 꽃피우며, 해외의료봉사와 긴급구호사업단인 ‘정토마을 국경 없는 민들레’도 창립했다.
그리고 ▲미얀마, 인도(보드가야/부다가야) 등 해외 오지마을에서 의료봉사와 구호활동 시행 ▲티베트, 네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코로나19 극복 후원금과 물품 전달 등 ‘자비 나눔’으로 ‘국경 없는 민들레’의 홀씨를 널리 퍼뜨려왔다.
능행스님은 “완치가 어려운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힘이 되고,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질을 높여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말기환자와 보호자들의 간호·간병비용 절감,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향상, 노스님들의 안식처 마련(정토마을 요사채 건립) 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말기암환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간병문제와 총체적인 영적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토마을과 함께하는 후원자·후원기업들의 참여를 기다린다”며 “정토마을 자재병원은 말기암환자들의 마지막 삶의 질이 높아지고 인간의 존엄성이 상실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며, 사회적 참여 확대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연대 강화를 적극 도모해 갈 것”이란 뜻도 내비쳤다.
한편, (재)정토사관자재회 이사장 능행스님은 말기 암환자 돌봄 활동을 통한 자비사상의 실천 및 생명존중문화 확산에 30년간 헌신하고 불교계 최초로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병원’을 설립·운영하면서 해외의료봉사와 구호·자선사업 전개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3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인물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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