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돌이켜보면 어느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가난이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던 어린 시절,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일찍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30년간 육가공업에 종사하며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우직하게 자수성가의 기틀을 다졌다.
그래서 나름의 성공을 거둔 뒤에도 힘겨웠던 과거를 잊지 않고, 주위의 불우이웃들을 내 가족처럼 보살펴왔다. 매년 노인의 날이면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고, 지역인재양성을 위한 장학금을 기탁하며, 소외된 이웃들에게 선행을 베풀어온 사례가 대표적이다.
나아가 ‘제2의 고향과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선후배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마장동 축산물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한우협동조합원의 권익대변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바로 ‘마장축산물시장 한우협동조합 심판식 조합장’의 얘기다.
마장축산물시장 한우협동조합(이하 조합)은 2011년 우육유통업체 300개소가 참여해 설립된 우육협회가 해산하고, 흡수 통합된 형태로 2018년 발족됐다. ‘한우’만을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육가공 및 유통업체 대표들로 이뤄진 조합은 ‘한우숯불구이축제 개최(7회)’, ‘불공정 운송료개선 촉구 집회’, ‘조합원 위생교육’ 등을 착착 진행해왔다.
지난해 4월 조합의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한 심 조합장은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따라 식품안전의약처가 연매출 20억 원 이상인 식품가공업체와 식품포장처리업체의 해썹(HAPPC) 인증을 의무화하며, 일일이 조합원을 찾아 설득하고 수시로 행정기관을 방문해 조합원의 입장을 피력했다.
심판식 조합장은 “한우가 마리당 1천만 원을 상회하기 때문에 영세업체라도 연매출 20억 원이 넘는다. 작업실, 포장실, 보관실 등 설치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66㎡ 이상의 공간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업체 규모가 33㎡ 수준으로 어려움이 많았다”며 “현재까지 70%이상의 한우업체가 해썹 시설을 갖췄고, 올해 연말이면 모든 업체가 시설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그는 ‘과도한 운송비 및 상하차비에 따른 조합 자체운송’에도 사활을 걸고 나섰다. 실제 2012년 4만5000원이던 운송료는 고공행진하며 2020년 기준으로 6만3500원까지 올랐다(인상액 41.1%). 이에 조합은 농협과의 줄다리기 끝에 이달까지 자체운송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심 조합장은 “나주공판장을 제외한 축산물 공판장이 3.5일 경매를 실시함에 따라 마장동 유통 상인들도 휴업하는 사태가 지속돼왔고 고정비용과 물류비 증가로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4일간 제대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축산물 공급체계에 따른 유통 분야의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격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일을 하려면 확실히 하고, 아니면 처음부터 시작을 안한다”며 “임기가 끝났을 때 선후배들이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마장동 상인들을 위해 잘해줬다’는 한마디면 족하다”고 담담히 속내를 전했다.
한편, 마장축산물시장 한우협동조합 심판식 조합장은 위생·안전관리 강화로 고품질 한우 공급과 소비자 신뢰도 증진에 헌신하고, 한우유통 및 육가공업계 상생발전을 도모하면서, 마장축산물시장 위상제고와 한우협동조합원의 권익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2023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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