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국내 최초로 핵잠수함을 소재로 다룬 소설 '얼티밋 워리어'가 장르 소설계 숨은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출판사 삼일인포마인에 따르면 '얼티밋 워리어'는 지난달 21일 출간 후 한 달 만에 3쇄를 돌파했다. 저자가 드러나지 않은 필명의 소설로 큰 홍보 없이 예상 밖 선전이어서 출판사도 깜짝 놀란 분위기다
소설 '얼티밋 워리어”는 한국형 핵잠수함, 얼티밋 워리어호의 기술을 탈취하려는 거대 불순세력과 이에 맞서 싸우는 애국세력이 벌이는 한판 승부에 관한 이야기다.
일단 한국형 핵잠수함이라는 소재의 독창성이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분명 소설이라고 밝혔지만 박진감 넘치고 실감 나는 내용이 힘이다. 특히 현재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핵전쟁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핵잠수함'이 허구가 아닌 실제였으면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소설속 '얼티밋 워리어'는 인도양에서 한국 무역선을 습격하는 해적단의 공격을 격퇴한 것을 시작으로, 태평양에서 벌어진 림팩 훈련에서도 압도적인 전력을 선보인다. 워리어호의 활약상은 전 세계 무기상의 관심을 끌게 되고, 이들은 핵심기술을 탈취하기 위해 천재 과학자 송경찬을 뒤쫓기 시작한다. 그 무리의 중심에는 아랍계 자본과 러시아 마피아가 결탁해서 설립한 사모펀드가 있다. 미인계, 해킹 등이 통하지 않자, 이들이 꺼낸 카드는 M&A다. 적대적 M&A. 과연 이들의 시도는 성공할 것인가.
전 세계를 무대로 각국 정보 당국과 군부의 첩보전과 금융전쟁을 흥미진진하고 생생하게 풀어낸 소설은 마치 넷플릭스 영화 한편을 보고 있는 것처럼 머릿속에서 장면들이 그려진다.
◆'얼티밋 워리어' 저자는 누구?...10년 묵힌 원고 재창작
저자는 찰리와 하이파이브다. 출판사에 따르면 ‘찰리’는 필명이고 '하이파이브'는 이 소설의 발간에 큰 도움을 준 독서클럽이다.
찰리는 그간 여러 금융 관련 서적을 저술한 금융인으로 알려졌다. 하이파이브는 금융전문가, IT종사자, 통역사, 학생, 일반 직장인 등 다양한 인원으로 구성된 독서클럽이다.
저자인 찰리는 '국익'을 떠올리고 10년 묵힌 원고를 다시 꺼내 재창작했다고 집필 계기를 밝혔다. 그가 10년 넘게 묵혀둔 원고를 다시 만지기 시작한 건 스탠포드대 Stoner 교수가 저술한 '러시아 부활하다(Russia Resurrected)'라는 책을 접하면서다.
"머리를 세게 얻어 맞은 느낌이 들었다"는 그는 특히 "러시아가 다시 패권을 쥔 비결로 거론된 'Sharp Power'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Sharp Power'는 기억에 없는 낯선 단어였다. 찾아보았더니 가짜뉴스나 갈라치기는 물론이고 불법자금이나 여론조작, 해팅 등 불법적 수법을 동원해 상대를 굴복시키는 힘으로 정의되고 있다."
스탠포드대 Stoner 교수 책에 따르면 SNS, IT, 사이비 언론을 활용한 러시아가 세계 곳곳에서 불법적으로 Sharp Power를 휘둘렀는데, 그 대표적인 피해자로 Pizza Gate로 가족이 공격 당하고 또 보이스 피싱을 선거 캠프가 해킹을 당했던 미국 대선 후보 힐러리를 꼽았다. 그 외 2016년 프랑스 대선 당시 마크 롱 후보도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시달렸는데, 당시 러시아는 친러 성향인 르펜 후보를 물심양면 지원했다는 것이다. 한 때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였던 에이지의 진원지가 미국이라는 가짜 뉴스를 유포한 곳도 러시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책을 읽고 "과연 대한민국의 'Sharp Power'는 어느 정도일까?, 'Sharp Power'로 무장한 불순세력의 공격을 막아낼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책은 픽션이지만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제전쟁과 갈등에 대한 저자의 걱정과 우려가 반영돼 있다. 이 소설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뚜렷하다.
"국익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 힘의 요체는 하이테크 기술력과 강력한 자위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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