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최근 식생활의 변화로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먹는 쌀의 양은 56.4kg에 그쳤다. 110.2kg였던 1993년과 비교하면 절반가량 쌀 소비가 줄어든 것이다. 이에 정부는 2019년 쌀 공급과잉 해소와 수입산 밀을 대체하고자 가루쌀(품종명 바로미2)을 개발했다.
또한 2027년까지 가루쌀 생산량을 20만t으로 늘려 연간 밀가루 수요 10%를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가루쌀 재배면적도 2022년 100ha에서 지난해 2000ha으로 늘어났으며, 올해 1만ha를 목표로 순항 중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 환경과 소비자 기호변화에 대응하며 정부정책에 발맞춰 가루쌀 재배·생산에 도전장을 내민 이가 있으니 ‘케어팜영농조합법인 두건민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전북 군산에서 나고 자란 그는 2012년 부친의 대를 잇고자 벼농사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농사는 녹록치 않았다. 새벽부터 들에 나가 흘린 땀방울로 거둔 곡식은 제 값을 받지 못하는 일이 허다했고, 아버지와 때때로 빚는 의견차도 풀어야할 숙제였다.
그럴수록 두 대표는 ‘기본을 다지자’고 되새기며,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함’의 자세로 영농기술·정보·지식 습득에 매진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농사를 잘 지을까? 좀 더 차별화 되고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까?’ 골몰하다 ‘드문모 심기(소식재배)’로 벼 재배에 나섰다.
두건민 대표는 “관행농법은 보통 3.3㎡(1평)당 80주를 심는데 드문모 심기로 모판의 수를 3분의 1로 줄여나가자 부모님의 반대가 컸다”며 “그러나 병해충 예방과 노동력, 생산비 절감으로 성과를 내자 부모님께서 다른 농가에 추천하실 정도”라고 환하게 웃었다.
뿐만이 아니다. 그는 쌀값이 크게 폭락했던 2017년 벼 대체작목으로 ‘논 타작물 재배지원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뜻을 함께하는 농가와 케어팜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며 재배면적 규모화, 농작업 기계화, 병해충 방재, 회원농가 교육 활성화, 소득창출 안정화 등에 정진했다.
특히 콩 수매방식을 산물수매 방식으로 변경하며 인건비 절감과 품질향상에 방점을 찍었다. 산물수매는 건조·저장 시설이 없는 농가의 밀을 인근 지역농협 시설을 이용해 건조한 후 즉시 정부가 품질검사를 거쳐 수매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경작지 12ha가 가루쌀 채종포 단지로 선정되며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두 대표는 상반기 귀리를 재배하고, 하반기 가루쌀 재배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모내기 전 병해충 방제를 완료하는 ‘그리모어 농법’으로 재배하는 가루쌀은 전량 정부 비축미로 수매되기 때문에 소득 작물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여기에 그는 공익(公益)을 위한 일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당북리 농촌다움복원사업 추진위원장’으로서 도시민과 농촌 마을주민이 상생할 수 있는 문화·복지 공간을 조성하고, 어울림센터를 위탁운영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에도 소홀함이 없다.
이외에도 ‘상생동아리 운영, 군산지역 귀농귀촌인의 멘토’로 활약하며 귀농인과 청년 농업인들의 든든한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공로를 높이 평가받아 두 대표는 2021년 ‘제26회 농업인의 날’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두건민 대표는 “매번 하늘에 모든 것을 맡게 농사를 짓는다면 농업 공부가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실패를 두려워않고 도전 정신으로 농사의 이정표를 세워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늘도 농업의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두건민 대표의 열정과 행보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한편, 케어팜영농조합법인 두건민 대표는 ‘드문모 심기’와 ‘그로모어 농법’의 도입으로 ‘가루쌀 전문 생산단지’ 조성에 헌신하고, 농업경쟁력 강화 및 농가소득 증대를 도모하면서, 청년농업인의 롤-모델 구축과 지역사회 상생발전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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