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은 광복 73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고 기쁜 날"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거행된 제73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독립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는 오늘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경의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구한말 의병운동으로부터 시작한 우리의 독립운동은 3·1운동을 거치며 국민주권을 찾는 치열한 항전이 됐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우리의 나라를 우리의 힘으로 건설하자는 불굴의 투쟁을 벌였다"면서 "친일의 역사는 결코 우리 역사의 주류가 아니었다. 우리 국민들의 독립투쟁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치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복은 결코 밖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선열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함께 싸워 이겨낸 결과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힘을 모아 이룬 광복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곳은 114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 비로소 온전히 우리의 땅이 된 서울의 심장부 용산"이라며 "일제강점기 용산은 일본의 군사기지였으며 조선을 착취하고 지배했던 핵심이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광복과 함께 용산에서 한미동맹의 역사가 시작돼 한반도 평화를 이끈 기반이었다"며 "지난 6월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으로 한미동맹은 더 굳건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제 용산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될 것"이라며 "2005년 선포된 국가공원 조성계획을 이제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부에서 허파역할을 할 거대한 생태자연공원을 상상하면 가슴이 뛴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에게 아픈 역사와 평화의 의지, 아름다운 미래가 함께 담겨있는 이곳 용산에서 오늘 광복절 기념식을 하게 돼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용산이 오래도록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것처럼 발굴하지 못하고 찾아내지 못한 독립운동의 역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여성의 독립운동은 더 깊숙이 묻혀왔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사회 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독립운동에 뛰어 들었다"며 "1931년 일제의 임금 삭감에 반대해 높이 12미터의 을밀대 지붕에 올라 농성하며 여성, 노동해방을 외쳤던 평양 평원고무공장 여성노동자 강주룡 선생과 1932년 제주 구좌읍에서는 일제의 착취에 맞서 항일운동을 벌인 고차동 김계석 김옥련 부덕량 부춘화 선생 등 5명의 해녀들을 일일이 언급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지난 광복절 이후 1년 간 여성 독립운동가 이백 두 분을 찾아 광복의 역사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 중 스물여섯 분에게 이번 광복절에 서훈과 유공자 포상을 하게 됐다. 나머지 분들도 계속 포상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우리 국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보태 함께 만든 나라"라며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오늘,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나라가 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해방된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처럼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함께 성공한 나라는 없다"면서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에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되살려 전 세계를 경탄시킨 나라, 그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전 세계에서 우리만큼 역동적인 발전을 이룬 나라가 많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선대들 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세대가 함께 이뤄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위상과 역량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보면 누구나 느끼듯이, 한국은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성공한 나라이고, 배우고자 하는 나라"라면서 "그 사실에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그리고 그 자부심으로 우리는 새로운 70년의 발전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해가고 있다"며 "분단은 전쟁 이후에도 국민들의 삶속에서 전쟁의 공포를 일상화해 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막대한 경제적 비용과 역량소모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분단은 대한민국을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섬으로 만들고 우리의 사고까지 분단시켰다"며 "많은 금기들이 자유로운 사고를 막았고 분단은 안보를 내세운 군부독재의 명분이 됐다. 국민을 편 가르는 이념갈등과 색깔론 정치, 지역주의 정치의 빌미가 됐으며, 특권과 부정부패의 온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한다"며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북 대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가장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을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킬 것을 합의했다. 평화적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이어 "독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G20의 정상들도 우리 정부의 노력에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다"며 "아세안 국가들과도 ‘더불어 잘사는 평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고 지금 중국은 한반도 평화에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는 남북러 3각 협력을 함께 준비하기로 했다"며 "아베 총리와도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그 협력은 결국 북일관계 정상화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은 그와 같은 국제적지지 속에서 남북 공동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남과 북은 우리가 사는 땅, 하늘, 바다 어디에서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지금 남북은 군사당국간 상시 연락채널을 복원해 일일단위로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분쟁의 바다’ 서해는 군사적 위협이 사라진 ‘평화의 바다’로 바뀌고 있고, 공동번영의 바다로 나아가고 있다"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화, 비무장지대의 시범적 감시초소 철수도 원칙적으로 합의를 이뤘다. 남북 공동의 유해발굴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도 재개되었다. 앞으로 상호대표부로 발전하게 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사상 최초로 설치하게 되었다"며 "대단히 뜻깊은 일이다. 며칠 후면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또한 함께 평화와 번영으로 가겠다는 북미 양국의 의지로 성사되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양 정상이 세계와 나눈 약속이다.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포괄적 조치가 신속하게 추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틀 전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판문점 회담'에서 약속한 가을 정상회담이 합의와 관련해 "다음 달 저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며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정상 간에 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남북과 북미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걷힐 때 서로 간의 합의가 진정성 있게 이행될 수 있다"며 "남북 간에 더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하겠다.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주도적인 노력도 함께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저는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다. 오히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라고 밝힌 뒤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핵 위협이 줄어들고 비핵화 합의에까지 이를 수 있던 역사적 경험이 그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향후 30년 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한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철도연결과 일부 지하자원 개발사업을 더한 효과로 남북 간에 전면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때 그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미 금강산 관광으로 8천9백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강원도 고성의 경제를 비약시켰던 경험이 있다"며 "개성공단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10만명에 이르는 일자리의 보고였다. 지금 파주 일대의 상전벽해와 같은 눈부신 발전도 남북이 평화로웠을 때 이뤄졌다. 평화가 경제 입니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것이다. 많은 일자리와 함께 지역과 중소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철도·도로 연결은 올해 안에 착공식을 하는 게 목표로, 철도·도로의 연결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이라며 "1951년 전쟁방지·평화구축·경제재건이라는 목표 아래 유럽 6개국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창설했다. 이 공동체가 이후 유럽연합의 모체가 됐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의선·경원선의 출발지였던 용산에서 저는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한다"며 "이 공동체는 우리 경제지평을 북방대륙까지 넓히고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되어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는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식민지로부터 광복 전쟁을 이겨내고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뤄내기까지 우리 국민들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왔고 국민들이 기적을 만들었다"며 "대한민국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경제 살리기라는 순탄하지 않은 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까지처럼 서로의 손을 꽉 잡으면 두려울 것이 없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우리가 어떻게 하냐에 달렸다"고 강조한 뒤 "낙관의 힘을 저는 믿는다. 광복을 만든 용기와 의지가 우리에게 분단을 넘어선 평화와 번영이라는 진정한 광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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