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올해 우리는 사상 최초로 수출 6천억 불을 달성할 전망으로, 수출 규모 세계 10위 권 안에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로서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전체 무역액도 역대 최단 기간에 1조 불을 달성했다. 연말까지는 사상 최대 규모인 1조 1천억 불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5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수출 품목과 시장이 다양해진 것도 중요한 성과다. 지역별로도 중동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수출이 고르게 늘었다"며 "특히, 신북방·신남방 정책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러시아를 비롯한 신북방국가에 대한 수출이 올해 10% 이상 늘었다. 아세안은 우리의 제2위 교역대상이고 그 가운데 베트남은 우리에게 제3위 수출국이자 제2위의 해외건설 시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올해 우리는 경제 분야에서 또 하나의 역사적 업적을 이루는데, 사상 최초로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여는 것"이라며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우리 1인당 국민소득이 3만2천 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 강국을 의미하는 소득 3만 불, 인구 5천만 명의 '30·50클럽'에 세계에서 7번째로 가입하게 됐다. 참으로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이 생산 공장에서, 항만부두에서, 해외시장에서 밤낮없이 흘린 국민 여러분의 땀과 눈물의 결실"이라며 "기적 같은 일을 이룬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인들, 모든 노동자들, 모든 무역인들, 모든 국민들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치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특히 "우리는 개방과 통상으로 발전해왔다. 앞으로도 자유무역에 기반 한 무역과 수출의 확대는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이 녹록지 않고, 주요국의 보호무역과 통상 분쟁으로 세계 자유무역 기조가 위협받고 있다"며 "내년 세계 경제 전망도 국제무역에 우호적이지 않고, 우리 수출이 여전히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중소·중견기업 참여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할 수 없다. 기업의 노사와 정부가 함께 손잡고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면서 "특정 품목의 시장변화나 특정 지역의 경제 상황에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국가 간에 서로 도움되는 수출·투자 분야를 개척해 포용적 무역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수출 1조 불 시대를 위해 다시 뛰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산업별 수출역량을 강화하고 수출 품목·지역·기업을 더욱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수출 품목 다양화는 많은 중소·중견기업의 참여로 시작된다. 수출에 더 많이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중소·중견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단계별로 필요한 금융, 인력, 컨설팅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겠다"며 "수출바우처를 통해 수출 지원기관과 서비스를 직접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무역 안정성과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이 내년까지 타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한·인도 경제동반자 협정 개선과 남미공동시장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 협상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열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새로운 협력과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주력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 제조업이 다시 활력을 찾는 일도 중요하다. 지난 달, ‘조선업 활력 제고방안’을 발표했고,‘중소기업 제조혁신 전략’, ‘자동차 부품산업 지원대책’도 곧 마련할 것"이라며 "전기, 수소차량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힘쓸 것이다. 제조업 강국을 만들어 온 불굴의 ‘기업가 정신’을 다시 한번 발휘해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자랑스러운 수출의 성과를 함께 잘 사는 포용적 성장으로 이어가야 한다"며 "수출 확대가 좋은 일자리의 확대로 이어져야 하며 국민들의 삶이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낙수효과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수출과 기업 수익이 늘어도 고용이 늘지 않고 있다"며 "고용 없는 성장이 일반화되고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해 오히려 성장을 저해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과거 경제정책 기조로는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포용적 성장과 포용국가의 비전은 세계가 함께 모색하고 있는 새로운 해법"이라면서 "우리가 함께 잘 살아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 공정한 경제를 기반으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이루어야 수출과 성장의 혜택이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안전대책과 같은 사회안전망도 특별히 필요하다. 격차를 줄이고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사회로 나아갈 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며 "정부는 올 한해 근로자 가득의 소득과 삶을 향상시켰지만 고용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문제들을 직시하고 있다. 그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했고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며 "최저임금의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하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포용적 성장과 포용국가에 이르기 어렵다"며 "우리는 오랜 경험을 통해 성급하게 자기 것만을 요구하는 것보다 조금씩 양보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 좋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시민사회와 노동자, 기업, 정부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 우리가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만들어낸다면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고 전 세계에 새로운 희망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2005년에 우리는 10년 이내 수출 5천억 불, 무역 1조 불 비전을 제시했다. 그 목표를 4년 앞당겨 2011년에 달성했다"며 "‘수출 1조 불, 무역 2조 불 시대’도 결코 꿈만은 아니다. 무역인 여러분의 성공 DNA와 국민의 성원이 함께한다면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무역인들을 향해 "글로벌 통상국가, 대한민국이 눈앞에 있다"며 "무역이 그동안 한국경제를 이끌어 온 것처럼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도 무역이 이뤄낼 것이라 믿는다"며 "수출의 증가와 국민소득의 증가가 국민의 삶 향상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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