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유엔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 보전과 관리를 위해 헌신해 오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고 사람의 발길이 닿는 곳에 물이 있고, 물을 중심으로 우리의 공동체가 형성됐다. 물을 이야기하지 않고,우리의 삶과 문명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세계 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물은 인권"이라며 "예로부터 치수야말로 민생이었다. 물은 부족해도 안 되고 넘쳐도 안된다.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우리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물은 또한 경제"라며 "물이 있어야 농사를 짓고, 공장을 돌릴 수 있다. 발전소를 세워 에너지를 얻기도 합니다. 나아가 기후변화와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물 산업 분야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정부는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계획이 필요하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는 더 자주,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물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환경과 생태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물 관리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량 중심의 정책, 재해 발생 후 사후 복구 위주의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물을 보호하거나 규제하는 대상으로 보는, 과거의 관점을 뛰어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성장동력이자, 환경과 신산업의 공존이라는 적극적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지난해 정부는 역대 최초로 '물관리기본법'을 제정해 모든 생명에게 꼭 필요한 물,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는 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물의 통합적 관리를 시작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정부가 마련한 통합 물관리 정책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면서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깨끗한 물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당장 올해 노후 상수도 정비에 2252억 원, 섬 지역 식수원 개발에 1499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섬과 농어촌 지역까지 안전한 물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물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 댐의 물 공급 능력을 분석하고 재배분해 가뭄에도 물을 안정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며 "홍수 예방은 정확한 예측에서 시작한다. 비가 얼마나 오는지, 댐 수위는 얼마나 찼는지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고 종합관제센터를 설치해 산간·접경지역 홍수까지 즉각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댐·상하수도 시설의 안정성도 강화하겠다"며 "20년 이상 노후화한 중대형 수도관을 조기 정비하고 단수 사고 발생에 대비하기 위한 수도시설 안정화 사업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후변화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발달로 세계 물 산업은 점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기존 물 산업은 댐과 하천, 상하수도에서 수도꼭지에 닿는 물순환 분야에 한정됐으나, 최근 스마트 물 관리부터 에너지 분야까지 확대되면서 시장 규모도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물 산업 세계 시장 규모는 7000억 불이 넘고 2022년까지 연평균 4% 이상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는 기술경쟁력을 갖춘 물 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전략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제 올 6월이면 대구에 국가 물 산업 클러스터가 완공된다. 물 산업 클러스터는 물과 관련한 연구개발과 실증화를 포함한 100여 개의 관련 시설과 기업 입주 공간으로 구성된다"며 "정부는 물 산업 클러스터를 통해 물 산업 혁신기술을 개발‧보급하고, 국내 물 산업을 진흥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몇 차례의 수질오염 사고로 1,300만 동남권 주민이 이용하는 낙동강 유역은 먹는 물의 안전조차 위협받았던 적이 있다"며 "대구의 젖줄 금호강과 낙동강 유역 주민들께서 종합적인 물 관리의 필요성을 가장 절실하게 느낄 것이다. 낙동강은 강원도부터 부산에 이르기까지 수계가 길고, 유역에 많은 지자체와 인구 밀집지, 공업단지가 있고 또한 유속이 느리고, 갈수기에는 수량도 줄어들고 자연히 수질 관리가 어렵고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상·하류 지자체 간 갈등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역대 정부는 항상 낙동강 물 문제 해결을 중요 목표로 세웠고 고도정수처리를 통해가정의 수돗물이 깨끗하게 공급되도록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상수원인 낙동강의 수질 자체를 깨끗하게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구시민과 지자체, 정부와 관련 기업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대구가 물 산업의 중심지가 됐다"며 "향후 세계 물 산업 시장을 선도하고자 하는 우리의 꿈이 이곳 대구의 국가 물 산업 클러스터에서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뿐만 아니라 낙동강의 수질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되리라 기대"한다며 "세계 물시장 선도 도시 대구로 나아가는 길에 정부도 대구시민과 함께 발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물의 날'은 먹는 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물 문제 해결에 전 세계의 참여와 협력을 늘리기 위해 유엔(UN)에서 1992년부터 매년 3월 22일을 지정해 선포한 날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정부 차원의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세계 물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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