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5일 "10여 년 전만 해도 사회적 기업이란 이름이 낯설었고 사회적경제를 사회주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그러나 어느덧 우리나라에도 사회적경제가 괄목할 만큼 성장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특히, 사회적경제는 취약계층 일자리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회적기업의 고용인원 60% 이상이 취약계층"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전쟁 폐허 속에서 아시아 최빈국이었던 우리는 반세기 만에 세계 11위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빠른 성장 과정에서 어두운 그늘도 함께 만들었다"며 "불평등과 양극화, 환경파괴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고 시장경제는 이런 문제를 스스로 치유할 만큼 완벽하지 못하다. 사회적경제는 바로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이윤을 앞세우는 시장경제의 약점과 공백을 사회적 가치를 함께 생각하는 경제로 메워주는 것이 사회적경제”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사회적경제가 경제의 중요한 축이 된 지 오래다. 제가 지난달 방문했던 스웨덴은 노동인구 중 11%가 사회적경제에 종사하고 있다. EU 국가 전체의 평균 고용비중도 6.3%에 이르고 캐나다 퀘벡주는 사회적경제 기업 매출이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8%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며 "우리 사회적경제 기업 고용 비중이 1%를 못 넘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에겐 더 많은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사회적경제는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사람중심 경제’와 ‘포용국가’의 중요한 한 축"이라면서 "우리 경제도 사회적경제를 통해 '이윤' 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성장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 정부는 출범 초 사회적경제 가치에 주목했다"며 "사회적경제 활성화의 국정과제 채택,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 신설, 일자리위원회에 사회적경제 전문위원 설치, 그간 여러 부처가 각각 열었던 행사들을 합쳐 오늘 ‘사회적경제 박람회’ 를 열게 되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지역기반’, ‘민간주도’, ‘정부 뒷받침’의 원칙 하에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경제의 성장인프라 확충과 관련해 "올해 원주·광주·울산·서울에 사회적 기업 성장지원센터를 추가 설치하고 군산·창원에 사회적경제 혁신타운을 시범 조성해 지역기반 사회적경제 인프라를 늘려가겠다"며 "금융지원도 확대하겠다. 작년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이 1천937억원으로 목표 1천억원을 크게 초과했다"며 "올해 정책금융 지원 규모는 3천230억원으로 작년보다 67%까지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올해 1월에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새롭게 출범해 민간 중심 사회적 금융 기반을 조성했다"며 "기업의 사회적 파급효과를 보고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임팩트펀드를 2022년까지 5천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임팩트보증 제도도 2022년까지 1천500억원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판로확대에도 노력할 것"이라며 "입찰 가점·수의계약 대상 확대를 통해 정부 조달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을 우대하고 공공기관 평가항목에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 구매'를 반영해 사회적경제 기업의 공공 판로확대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경제를 통해 취약계층 일자리를 지원하고 다양한 사회적경제 모델을 발굴하겠다"며 "올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청년 창업 860팀'의 창업과 5840개의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를 지원할 것이다. '사회적경제 인재양성 종합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사회적경제의 지속성장을 이끌 인적 토대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해 지역 자원을 활용한 지역 일자리를 만들고 그 수익을 지역에 재투자하는 '지역 순환형 경제모델'을 도입하겠다"며 "연구자와 일반시민, 사회적 경제 조직들과 지역 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R&D'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의 노력만으로 모두 이룰 수 없다"며 "'사회적경제 3법'이 오랫동안 국회에 계류돼 있다. 국회의 협조와 조속한 처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더 나아가 "정책은 결국 지역에서 실행되기 때문에 지자체와의 협력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간의 자발적 참여"라면서 "강한 의지와 열정을 가진 분들이 더 많이 동참하셔야만 사회적 경제가 더 깊게 뿌리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서 빵을 판다’는 미국의 사회적기업, 루비콘 베이커리의 슬로건을 인용한 뒤 "사회적경제에서의 ‘빵’은 먹거리이면서 동시에 모두의 꿈이다. ‘이익’보다는 ‘꿈’에, ‘이윤’보다는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루비콘 베이커리’의 슬로건이 잘 보여주고 있다"며 "누구도 희망으로부터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희망이 큰 사회가 따뜻하고도 강한 사회이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를 좀 더 따뜻하게 만드는데 여러분께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 정부는 여러분의 노력이 보람으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우리는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 ‘사람중심 경제’를 만들 수 있다"며 "가치 있는 삶, 꿈이 있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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