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지난 9월 부마민주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오늘 처음으로 정부주관 기념식이 열린다"며 "4.19혁명과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함께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국가기념일로 기리게 되어 국민들께서도, 시민들께서도 더욱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특히 마산 민주항쟁의 발원지였던 바로 이곳 경남대학교 교정에서 창원과 부산, 경남 모두의 마음을 모은 통합 기념식을 치르게 되어 더욱 뜻깊다. 지난 10월, 고 유치준 님이 40년이 지나서야 부마민주항쟁 관련 사망자로 공식 인정됐고 그동안 국가가 피해자들의 고통을 돌보지 못했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유신독재의 가혹한 폭력으로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 모두에게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민주주의는 쉬지 않고 발전되어 왔고 더욱 커지고 있다.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을 때 우리 국민들은 행동으로 민주주의를 살려냈고, 부마민주항쟁은 우리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비록 신군부의 등장으로 어둠이 다시 짙어졌지만 이번엔 광주 시민들이 엄청난 희생을 치르며 치열한 항쟁을 펼쳤고 마침내 국민은 87년 6월항쟁에 이르러 민주주의의 영원한 승리를 이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부·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다. 3.15의거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곳도,87년 6월항쟁의 열기가 주춤해졌을 때 항쟁의 불꽃을 되살려 끝내 승리로 이끈 곳도 바로 이곳 부·마"라면서 "이제 민주주의의 하늘에는 부산의 아들 박종철과 광주의 아들 이한열이 함께 빛나고 우리는 국민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또 다른 역사를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마항쟁의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보상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숫자로만 남아있는 항쟁의 주역들과 피해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찾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할 것이며 국가폭력 가해자들의 책임 소재도 철저히 규명하겠다"며 "이제 와서 문책하자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작년 설립된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이 잘 뿌리내려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이 꽃필 수 있도록 돕고, ‘부산 민주공원 기록관’과 ‘창원 민주주의 전당’을 통해 더 많은 국민들이 일상에서 항쟁의 역사를 보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발의한 개헌안에서 헌법전문에 4.19혁명에 이어 부마민주항쟁과 5.18광주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 계승을 담고자 했고 비록 개헌은 좌절되었지만 그 뜻은 계속 살려나갈 것"이라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부마항쟁 진상조사 기간 및 관련자 예우와 관련한 법률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창원, 부산, 경남의 시민들은 그동안 정치적 민주화의 열망뿐 아니라 독재정권의 가혹한 노동통제와 저임금에 기반한 불평등 성장정책, 재벌중심의 특권적 경제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데에도 가장 앞장서 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0여년간 창원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선도하고 견인해왔다"며 "민주주의의 성지 창원시가 추진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은 '동북아 해양수도'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7월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선정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물류·관광·금융산업 육성과 생활 밀착형 블록체인 산업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제2차 규제자유특구 심의 대상으로 선정된 경남의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도 경남의 풍부한 조선산업 인프라를 활용하고 되살리며 더욱 발전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정부는 40일 앞으로 다가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범정부 차원의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전담조직을 조속히 구성해 세계를 향한 창원·부산·경남의 도약을 힘껏 돕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국민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좋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고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100년 전,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선조들이 꿈꿨던 진정한 민주공화국, 평범한 사람들이 진정으로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국가적 성취가 국민의 생활로 완성되는 민주주의를 향해 국민과 함께 나아가겠다"며 "오늘 마침내 모두의 역사로 되살아나 우리 곁에 와있는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이 국민 모두에게 굳건한 힘과 용기가 되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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