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마주 앉은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잠정 합의에 이르고도 마지막 순간에 민주노총의 협약식 불참으로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대단히 아쉽다"라며 "협약이 체결됐다면 사회적 대타협의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35회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하지만 노사정 대표자들이 긴 논의 끝에 조금씩 양보하며 잠정 합의에 이른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며 적지 않은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코로나 위기 속에서 노·사·정이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극복하자는 뜻이 잠정 합의문에 담겨있다"며 "일자리와 기업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노사의 고통 분담과 상생 협력 의지가 실려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위기 극복 과정에서 불평등이 심화되어온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내용도 담겨있다"며 "보건의료 종사자의 처우 개선과 인력 확충 등 국가 방역 체계와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의 추진도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합의정신은 적극적으로 살려나가야 한다. 잠정 합의된 내용을 경사노위에서 이어받아 사회적 합의로 완성시켜 주시기 바란다"며 "민주노총도 협력의 끈을 놓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한 뒤 "정부는 이번 합의의 정신을 최대한 이행해 살려가겠다"며 "최대 90%의 고용유지 지원금 지원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하여 5천억 원을 증액하는 등 3차 추경에도 이미 반영했다"고 언급했다.
또 "앞으로 정부는 잠정합의의 내용대로 고용 유지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변화에 맞춰 노사관계도 발전해야 한다. 세계는 지금 디지털 시대로 대전환하면서 노동의 형태가 크게 변하고 있고 프리랜서, 특수고용근로자, 플랫폼노동자 등 비전통적인 노동과 일자리가 급격히 확대되었고 이미 우리 사회 전반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지적한 뒤 "전국민 고용보험의 추진도 이러한 시대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의 과정에서도 노사정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한 부분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걸맞게 이제는 과거 산업화 시대의 대립적 노사 관계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면서 "노동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노력과 함께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노사 관계로 나아가야 하고 특히 위기 시기에 상생과 협력의 문화는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서로 양보하며 대타협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길이고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체육계 폭행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모두에게 사랑받아야 할 선수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라며 고인이 된 선수와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와 폭행은 어떤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구시대의 유산"이라며 "체육계는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낡고 후진적인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인식과 문화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메달이 최고의 가치가 아니다. 성적이 선수의 행복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선수가 경기를 즐길 수 있어야 하고 자기 극복을 위해 스스로 흘리는 땀방울은 아름답다. 그러나 훈련에 가혹행위와 폭행이 따른다면, 설령 메달을 딴다 하더라도 값진 일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며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한 사건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합당한 처벌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자가 경찰과 협회, 대한체육회, 경주시청 등을 찾았으나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는 것도 사실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면서 "스포츠 인권을 위한 법과 제도가 아무리 그럴듯해도 현장에서 작동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관계부처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체육계와 함께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유사 사례들이 더 있는지도 폭넓게 살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