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지난해 김 수출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수산식품 수출 사상 단일 품목으로는 최초다. 해외에서 잡초 취급을 받으며 ‘블랙 페이퍼’(Black Paper·검은 종이)라 불린 김은 이제 ‘검은 반도체’로 불리며 수출 국가만 124개국에 달한다. 그야말로 ‘김 전성시대’다.
‘세계 점유율 1위, K-김’이 수출 역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혹한의 추위를 이겨가며 바다에서 물김을 채취하는 김 양식 어민부터 마른김 생산업자, 김 가공업자, 수출업자 등 김 산업 종사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바로 그 점에서 ‘감로수산영어조합법인’ 정경섭 대표의 행보가 큰 울림을 선사한다. 그동안 불합리한 일에 적극 맞서 김 산업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발로 뛰며, 각고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김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면 만사를 제쳐두고 불철주야 일하는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해남군 수협 이사, 대의원, 어촌계장(1991~2006) ▲해남군 수산조정위원회 위원(2006~2011) ▲(사)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장(2011~2015) ▲(사)한국김산업연합회장(2016~2021) 등의 프로필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정 대표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사)한국김산업연합회의 제4대·5대(연임) 회장을 역임하며 ‘김 자조금 조성, 김의 날 행사 개최, 김 수출 5억8천만 달러 달성, 김산업연합회 사무실 이전(서울→무안), 김 소비촉진 홍보, 조직 역량강화’ 등에 정성을 쏟았다.
특히 2021년 12월부터 시행중인 ‘김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이끌어낸 숨은 주역으로 3년간 중앙부처와 국회를 방문하고 설득을 거듭하며, 김 산업 종사자들의 오랜 숙원을 이뤄냈다.
그 결과 ▲해남군 군민의상 수상(2003) ▲제4회 전라남도 농수산물 백만불 수출탑 시상(2003) ▲전라남도지사 표창(2011) ▲국토해양부 장관 표창(2012)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2016) ▲산업포장(2021) 등을 수상하며 그간의 공로를 높이 인정받았다.
이처럼 정 대표는 할아버지부터 아들까지 4대째 김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1983년 (주)감로식품을 설립하고 원초 매입부터, 관리, 제품 생산과 납품까지 전 과정을 시스템화해 운영하며 성공한 수산경영인으로 우뚝 섰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그는 ‘어떻게 하면 최고의 김을 만들 수 있을까?’ 골몰하며 그 답을 찾아왔다. 이에 획기적으로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히트펌프를 개발하고자 수십억 원을 쏟았지만 실패의 쓴맛을 봐야 했다.
이런저런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정 대표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힘들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한다’고 되새기며,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기존 전기료를 1/3로 줄일 수 있는 ‘히트펌프식 건조설비’를 구축하고, 불순물 제거와 살균처리 등의 노하우를 적용해 국내산 김의 완성도를 높였다.
뿐만 아니다. 김 양식장의 무기산(염산)을 대체하는 전해수 생산기계를 개발하고, 실용화에 성공하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정 대표가 업체에 개발비를 투자하고 3년간의 연구 끝에 1년 전 개발 된 것이다.
정경섭 대표는 “돌이켜보면 참으로 무모했고, 거센 풍랑에 휘청거린 적도 많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응원·지지해준 가족들이야말로 내겐 귀인 그 자체”라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미력하나마 김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마중물이 되고 싶다”고 겸손해하며 “해남김 브랜드의 가치제고와 후손들에게 잠시 빌린 청정바다를 온전히 전해줄 수 있도록 해양환경 보호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감로수산영어조합법인 정경섭 대표이사는 김 생산·가공·수출경쟁력 강화와 소비 촉진을 위한 방안 제시에 헌신하고, ‘김 산업 육성 및 지원 법제화’를 이끌면서, ‘해남 김’의 품질 향상과 고부가가치 창출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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